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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SBS창사특집 '아들아 너는 아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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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SBS창사특집 '아들아 너는 아느냐'

입력
1999.11.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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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의 유골 가루가 뿌려지는 순간, 지리산은 울었다. 그리고 안방의 시청자도 함께 눈시울을 적셨다. 14일 오후 8시 50분부터 세시간 동안 3부로 방영된 SBS 창사특집극 「아들아 너는 아느냐」(김수현 극본, 곽영범 연출).「아들아…」 는 우리가 무관심의 영역으로 묻어두었던 장기기증 문제를 사회적 이슈로 떠올리는 데 일단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드라마의 중요한 기능 중 하나가 사회교육적인 측면이라 할 때 오로지 재미만을 추구하는 드라마의 경향과는 달랐다.

드라마는 속성상 시청자들이 자연스럽게 몰입할 수 있어 남의 일 같거나 딱딱한 메시지도 잘 전파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그동안 장기기증 문제를 많이 다뤘던 시사교양 프로그램이 큰 공감을 불러일으키지 못한 것과 달리 이 드라마는 많은 시청자들에게 장기기증의 문제를 자신의 문제로 한번쯤 치환해서 생각하게 했다. 시청률은 28%로 비교적 높았다.

메시지만 있고 극적 재미와 감동이 없다면 드라마로선 실패한 작품이다. 사회교육적 효과를 노린 상당수 이전 작품이 공허한 구호만을 남긴 채 끝난 경우가 많았다. 「아들아…」는 이 점에서 맹목적인 교육 드라마와 차별성을 갖는다. 잘 짜여진 드라마 극적구조, 상황에 적절한 대사, 연기자들의 자연스런 연기가 어우러졌다. 특히 어머니 역을 해 낸 박순천의 열연은 대단했다. 장수엄마(박순천)와 함께 운 어머니들이 많았을 것이다. 복받치는 감정을 속으로 억누르는 아버지 이경영과, 천진스런 장수 역의 김민상 연기도 좋았다.

자칫 최루성으로 흐를수 있는 소재에 장기이식에 대한 의학적인 설명과 장기이식 수술 과정을 사실적으로 첨가한 것도 사실적이었다. 단 끔찍한 수술 장면과 남발된 의학적 용어가 거슬렸던 시청자들도 있을 것이다. 사회교육적 효과와 감동이 어우러진, 모처럼 만난 괜찮은 드라마였다.

/배국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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