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22)가 시즌 4승을 「20세기 마지막 챔피언」으로 장식했다.박세리는 15일 오전(한국시간)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데저트인GC(파 72)에서 벌어진 올 시즌 미여자프로골프(LPGA)투어 결산무대인 99페이지넷챔피언십(총상금 100만달러) 최종일 4라운드서 2언더파 70타를 쳐 최종합계 12언더파 276타로 캐리 웹(24·호주), 로라 데이비스(36·영국)와 동타가 된 뒤 연장 첫 홀에서 버디를 잡아 우승, 2년연속 시즌 4승을 달성했다. 박세리는 이날 버디 4개, 보기 2개를 기록했다.
김미현(22·한별텔레콤)은 4언더파 68타를 쳐 합계 5언더파 283타로 로지 존스(미국), 리셀로테 노이만(스웨덴)과 공동 10위를 차지, 올시즌 12번째 「톱10」을 기록했다.
■승부처
핸디캡 3번홀인 18번홀(파4·381야드)에서 펼쳐진 연장 첫 홀. 박세리의 티샷은 왼쪽으로 약간 빗나가 큰 나무가 시야를 가리는 곳에 떨어졌다. 그린까지 거리는 138야드. 샷구사에 잠시 고민하던 박세리는 8번아이언을 잡고 낮게 깔리는 페이드성 펀치샷으로 과감하게 그린을 공략, 핀 1.5㎙ 지점에 볼을 붙이는데 성공했다. 이어 우승을 결정짓는 버디퍼팅을 잡아냈다. 반면 세컨샷을 그린 왼쪽 에이프런지역에 떨군 데이비스는 칩샷이 컵에서 약 3㎝ 떨어진 곳에 멈춰 버디를 놓쳤다. 이 퍼팅이 성공했다면 다른 상황이 연출될 수도 있었다. 티샷이 가장 좋았던 웹도 7㎙ 내리막 버디퍼팅에 실패. 이로써 이들의 통산 연장전승부는 박세리가 3전전승, 웹은 1승2패, 데이비스는 1승8패를 각각 기록했다.
■상보
파4의 1번홀은 드라이버 티샷미스로 3온-2퍼팅 보기. 박세리의 출발은 불안했다. 파5의 5번홀 역시 드라이버샷이 페어웨이 벙커에 빠지고 세컨샷마저 나무에 맞는 바람에 4온-2퍼팅으로 보기. 8언더파로 밀려 우승권에서 벗어나는 듯 했다. 그러나 7번홀(파3)의 5㎙거리의 중거리 퍼팅으로 첫 버디를 잡아 반격의 날을 세웠다. 9번홀(파5)에선 3번우드로 친 티샷이 페어웨이를 벗어났음에도 3온에 이어 1㎙ 1퍼팅으로 버디를 추가, 초반 2개의 보기를 만회하며 전반을 이븐파로 마쳤다. 이어 후반 첫 홀인 10번홀(파5)과 15번홀(파5)에서 버디를 낚아 데이비스와 공동선두를 이뤘다. 웹도 18번홀의 버디로 막판에 공동선두 대열에 합류했다.
■개인기록
박세리는 우승상금 21만5,000달러를 보태 올해 총 95만6,926달러를 획득, 4년만에 상금왕에 복귀한 웹(159만1,959달러)과 줄리 잉스터(133만7,253달러)에 이어 상금랭킹 3위로 뛰어 올랐다. 「올해의 선수」 부문서도 평점 170.45로 역시 3위. 평균타수에선 더욱 정교해진 아이언샷으로 인해 70.76타를 기록, 지난해 13위에서 8위로 뛰어올랐다.
●최종 성적
순위 이름 성적
*1 박세리 -12 276(66-66-74-70)
2 로라 데이비스 -12 276(71-66-71-68)
캐리 웹 276(68-70-70-68)
4 후쿠시마 아키코 -9 279(72-71-67-69)
5 로리 케인 -8 280(68-70-68-74)
6 줄리 잉스터 -7 281(70-68-69-74)
7 켈리 로빈스 -6 282(68-72-73-69)
헬렌 알프레드손 282(74-72-68-68)
재니스 무디 282(67-74-71-70)
10 김미현 -5 283(73-70-72-68)
*연장전 승리.
남재국기자
jknam@hk.co.kr
◆박세리 인터뷰
1999/11/15(월) 21:07
『1년에 2번씩만 우승해도 좋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지난해에 이어 4승을 올렸다니 제 자신도 믿어지지 않습니다』. 박세리(22)는 15일 시즌 4승째를 올린 뒤 취재진에 둘러싸여 우승소감 등을 밝히며 분주한 시간을 보냈다.
-우승소감은.
『한국에서 잘 못해 팬들에게 죄송하고 아쉬움이 컸는데 이번 우승으로 보상이 됐으면 한다. 팬들에게 보답한다는 생각으로 공격적으로 플레이했다』
-3라운드에서 부진했는데.
『드라이브 티샷때문에 고전했다. 한국에 계신 아버지와 통화하며 샷의 문제점을 물어봤고 연습장에서 샷을 가다듬었다. 드라이버샷 연습을 많이 했는데 오늘도 전반에는 크게 나아지지 않다가 후반들어 정상으로 돌아왔다』
-연장전 상황을 구체적으로 말해달라.
『우선 드라이버로 쳤다. 잘 맞지 않아 약간 우측으로 떨어졌다. 홀에서 약 138야드 떨어져 8번 아이언으로 낮게 깔아쳤다. 로라 데이비스가 칩샷을 치는 순간에는 나도 모르게 탄성이 나왔고 또 연장전을 치러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볼은 홀 바로 앞에서 멈춰 나에게 기회가 온 것이다』
-연장전 8번 아이언 샷이 완벽했다.
『핀의 왼쪽을 향해 어프로치샷을 쳤다. 볼이 그린에 올라가면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굴러갈 것이라고 예측했다. 생각대로 완벽하게 친 것 같다』
-올해를 결산한다면.
『골프에 대해 많이 배웠고 나 자신에 대해서도 알게 된 뜻깊은 해였다. 시즌 초반 부진하자 남자친구(로렌스 첸) 이야기가 거론되면서 비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정말 골프를 그만두고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앞으로 계획은.
『일단 어디론가 떠나 나만의 시간을 갖고 싶다. 11개월동안의 강행군이었다. 다음달 플로리다에서 열리는 믹스게임 외에는 특별한 일정은
없다』김관명기자
kimkwm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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