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원(徐敬元)의원 밀입북 사건」 당시 안기부장이었던 자민련 박세직(朴世直)의원은 15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89년 6월 하순 김대중(金大中)총재의 지시로 김원기(金元基) 당시 평민당 총무가 나를 찾아와 서의원의 방북 사실을 알려주었다』고 말했다. 박의원은 『따라서 불고지(不告知)로 보기는 어렵다고 본다』며 『김총무를 만날 때 서의원을 직접 본 기억은 없다』고 말했다.-당시 김총무가 서의원의 방북사실을 알린 시점은.
『89년 6월 하순 지방출장중이었는데 김총무가 전화로 만나자고 해 하루 이틀뒤 안기부장 공관에서 만났다. 김총무가「서의원이 이북에 갔다왔다고 해서 김대중총재가 박부장을 만나보라고 했다」고 말했다. 며칠후 수사요원을 호텔로 보내 서의원의 신병을 인수해 조사를 시작했다. 당시 서의원을 직접 본 기억은 나지 않는다. 혹시 옆방까지 왔는지 몰라도…』
-당시「서의원과 김총재의 1만달러 수수설」 얘기를 들었나.
『공관에서 만날 때는 돈 얘기가 일절 없었고 안기부 1차조사에선 공작금 5만달러 부분만 나왔다. 1만달러 얘기는 나중에 검찰에서 나온 모양인데…』
-서전의원은 당시 안기부의 가혹행위를 주장하고 있는데.
『정형근(鄭亨根)의원은 당시 수사 실무책임자였다. 내가 안기부장으로 있을 때는 처음으로 야당총재들을 초청, 북한 정세 설명회도 가졌고 무리한 수사 금지도 지시했다. 내 재임중에는 그런 일(가혹행위)이 없었다. 그 뒤로는 모르겠다』
-김대중 총재가 89년 4월 이미 서의원의 밀입북 사실을 알게됐다는 수사결과 발표에 대해서는.
『내가 안기부에서 있을 때는 나오지 않는 내용이다. 본인(김대중총재)이 몰랐다고 하면 그걸 믿어야 하는 것 아닌가』
-89년 7월중순 안기부장을 그만두게 된 경위는.
『당시 여권내에서 서의원 밀입북을 사전에 막지 못한 것을 놓고 실무진에게 책임을 물으려고 하기에 내가 물러나겠다고 말했다. 당시 내가 김대중총재를 예우 차원에서 시내 호텔로 불러 조용히 조사했더니 여권내에 강경한 입장을 가진 사람들이 이를 비판했던 것 같다』
-최근 청와대 인사나 6공핵심 인사를 만나 이 문제에 대해 협의한 적이 있나.
『전혀 없다. 청와대 박준영(朴晙瑩)대변인과 어제 통화한 것은 사실이다. 국가적으로 어려운 일이 많은데 오래전의 사건이 다시 문제가 돼 유감스럽다』
김광덕기자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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