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배터리에 메탄올 좀 넣어주세요』 마치 라이터에 가스를 주입해 쓰듯 슈퍼나 담배부스등에서 메탄올같은 전지용 연료를 보충해 쓸 날이 머지않았다. 다 쓴 배터리를 충전하느라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을 필요가 전혀 없다는 뜻이다. 전자제품 대리점에선 노트북 컴퓨터용 연료전지를 보충하고, 주유소에선 자동차용 연료전지를 주유(?)할 터다. 차세대 전자기기가 「소형화」 「휴대화」 추세를 걸으면서 전지(電池)가 첨단산업의 핵심기술로 부각되면서 기술발전 속도도 눈부시다.■연료전지
수소를 포함한 연료(메탄올 LPG LNG등)에 촉매반응을 일으켜 수소이온(H+)과 전자(e-)로 분리시켜 전자는 외부회로로 흐르도록 하고 전극수소이온은 공기중의 산소와 결합해 물을 만듬으로써 전기를 발생시키는 원리다. 즉 축전된 전기에너지를 쓰는 것이 아니라 연료를 주입해서 전기를 발전시키는 개념이다. 그러나 기존의 발전기와 달리 상온에서 연료를 땔 수 있고 온실가스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게 장점이다.
삼성종합기술원은 10-12일 주최한 신기술박람회인 「SAITech Fair」에서 2.5 6 6㎤, 90g의 노트북 컴퓨터용 전지를 선보였다. 6시간동안 노트북컴퓨터를 쓸 수 있는 정도다. 노트북 배터리로는 독일에 이어 두번째 개발에 성공한 것이다. 또 40일 통화대기, 20시간 연속통화가 가능한 3W급 휴대폰용 연료전지를 개발중이다. 실용화 목표는 2003년.
연료전지는 에너지효율이 높은 데다가 오염원을 생성하지 않아 각광을 받고 있다. 최근 세계 각국이 휴대용 전지로 주목하기 전부터 개발돼 왔다. 미국에서는 55년 제너럴 일렉트릭사가 자동차용으로 고분자전해질 연료전지 연구를 시작했고 62년 정부 제미니계획에 의해 우주·군사용 연료전지가 연구됐다. 일본은 81년 문라이트계획을 시행, 현재 가장 많은 연료전지를 가동중이다. 휴대용뿐 아니라 자동차, 호텔 병원 슈퍼마켓등 건물, 도서지역같이 전력수급이 어려운 지역발전, 우주선 해저탐사선 잠수함등 특수용도로 두루 적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85년부터 에너지기술연구소 한전기술연구소등이 50-200㎾급 발전설비를 개발, 시범운전하고 있다.
■차세대 전지들
전지는 흔히 망간전지로 불리는 1차 전지(한번 쓰고 버리는 전지)와 재충전이 가능한 2차 전지로 나뉜다. 2차 전지는 납 전지, 니켈을 이용한 알칼리 전지, 리튬 전지등이 있는데 성능이 높은 차세대 전지들이 상용화단계에 와있다. 가장 주목받고 있는 리튬폴리머전지는 과학기술연구원 윤경석박사팀이 개발에 성공, 내년 양산화체제에 돌입한다.
이밖에 에너지효율도 효율이지만 무공해라는 점에서 연구가 한창인 전지들이 있다. 연료전지 외에 태양전지, 생물전지등이 그렇다. 에너지기술연구소 이만근박사팀은 휴대폰, 노트북컴퓨터, 휴대용 라디오, 워크맨등에 부착해 쓸 수 있는 8㎜ 두께의 태양전지 개발에 성공, 상용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 과학기술연구원 김병홍박사팀은 전기에 활성을 보이는 특수한 미생물을 이용, 폐수를 분해하면서 전기를 발생시키는 생물전지를 개발중이다. 오수의 유기물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뽑아 폐수처리하는데 쓰이는 동력을 충원하고 폐수찌꺼기의 양을 3분의1로 줄이는 환경친화적인 기술이라는 점에서 미래에너지원이 될 수 있다.
김희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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