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장을 연 중국 경제의 장래는 과연 장밋빛일까. WTO 가입으로 중국은 경제활성화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겠지만 사회적으로는 실업자 양산 등 상당한 진통을 겪을 것이라는게 일반적 견해이다.우선 긍정적 측면을 보자. 중국은 무엇보다 사회주의적 시장경제를 한단계 도약시킬 호기를 맞았다. 외국의 선진기술 도입 확대와 함께 값싼 원·부자재의 수입 증가로 중국 기업의 가격 및 비가격 경쟁력이 높아진다. 또 중국이 경쟁력을 갖고 있는 섬유 의류 신발 등 노동집약형 산업은 세계시장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일 전망이다.
중·장기적으로 관세·비관세 장벽이 크게 완화되고 대외무역 및 외국인 투자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동시에 중국 경제의 사활이 걸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국유기업의 개혁을 포함한 산업구조 조정이 가속화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중국은 외국으로부터 통신 금융 보험 유통 등 서비스 시장을 지켜내기위해 안간 힘을 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세계시장으로의 문호개방은 중국의 앞날을 어둡게 할 수도 있다. 한층 가속화할 산업구조 조정과 국유기업 개혁으로 최근 수년동안 계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정리 실업자가 더욱 늘어나는 사태를 맞을 수 있다. 중국의 공식통계는 실업률이 아직 안심해도 좋을 수준이지만 비공식적으로는 연말까지 위험선인 10%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특히 외국에 비교열위인 농산품 시장 개방은 1,000만명 이상의 중국 농민을 도시로 내몰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기술·자본집약형 산업의 발전은 국유기업 개혁의 성과에 달려있으나 중국 내부의 비판 등을 고려하면 급속한 경쟁력 향상은 어려울 수도 있다. 또 중국내의 WTO 가입 반대론자들은 시장개방으로 약한 국유기업이 도산, 「공든 탑」을 한꺼번에 무너뜨릴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결국 중국의 WTO 가입이 중국측 주장대로 「윈-윈 딜」(Win-Win Deal)이 되기위해선 앞으로 뼈를 깎는 내부적 고통이 따를 수 밖에 없다.
이동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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