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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中 루이나이웨이 9단, 최명훈.정대상등 격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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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中 루이나이웨이 9단, 최명훈.정대상등 격파

입력
1999.11.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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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이상 여류(女流)라 부르지말라』「중국의 마녀」루이나이웨이(芮乃偉·36)9단이 공포의 「마력」을 발휘하며 반상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종잡을수 없을만큼 현란한 검법으로 여성 바둑계는 물론 기라성같은 고수들이 즐비한 한국 남성 바둑계까지 평정할 것같은 기세다.

올 3월 오랜 방랑생활 끝에 남편 장주주(江鑄久·37)9단과 함께 한국기원 객원기사 자격으로 국내 기계에 입성한 루이9단. 이에 앞서 일본 진출을 시도했다가 여성바둑계를 휩쓸 것이란 우려 때문에 일본기원으로부터 승락을 받지 못했던 그는 국내 진출 3개월만인 7월 「제6기 여류프로국수전」결승에서 신예 강호 이지현초단을 꺾고 단숨에 국내 여성바둑 최강의 자리에 올랐다. 한·중·일 3국중 실력수준이 바닥권인 한국 여성바둑계가 여류 세계최강인 루이9단을 막아내기엔 역시 역부족. 루이9단도 현격한 실력차이를 인정했는지 최근 『여성 바둑대회에는 되도록 참가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이 말을 뒤집으면 남성과의 대결에서도 자신이 있다는 뜻. 실제로 루이9단이 국내진출 이후 현재까지 거둔 성적은 22승4패. 기준 대국수를 못채웠을 뿐 승률로 따지면 저단진·고단진을 통틀어 단연 1위다. 바둑계 안팎에선 벌써부터 『국내 타이틀 한두개 정도는 차지할 수 있을 것』이란 섣부른 전망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여류국수전의 우승컵을 거머쥐던 무렵 루이9단은 제43기 국수전에선 「세계 최고의 공격수」유창혁9단과 차세대 선두주자 최명훈7단을 연파, 본선에 진출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어 본선에서도 최규병9단과 조한승3단을 잇따라 꺾고 현재 승자조 결승에 선착해 있는 상태다.

제31기 SK엔크린배 명인전에서도 루이9단은 정대상7단·윤성현6단·백대현4단을 제물로 2차예선 결승에 올라 유창혁9단과 본선 티켓을 놓고 맞붙는다. 특히 명인전의 경우 이번 대회부터 본선 대진방식이 16강 토너먼트에서 8강리그(본선진출자 4명+전년도 시드배정자 4명)로 바뀌었기 때문에 승률이 높은 루이9단으로선 본선에만 오른다면 도전권까지 바라볼 수 있는 「다크호스」라고 할 수 있다.

한 바둑전문가는 여성답지않은 현란한 공격형 바둑으로 소문난 루이9단의 기풍을 한마디로 『휘황찬란하다』고 평했다. 파고들 여지만 있다면 벌처럼 달려들어 닥치는대로 잡아치우는 그의 바둑은 같은 공격형이라도 유창혁9단과는 달리 당장의 실리나 형세를 고려하지 않는 것이 특징. 일단 시비가 붙었다면 누구도 한치 앞의 판세를 예측하기 힘들 정도로 대난전(大亂戰)을 전개한다. 그의 바둑에 역전승이 많은 이유이기도 하다. 루이9단은 국내 진출 직후 『이창호 사범이 있는 세계 최강의 무대에서 활동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너무 가슴이 벅차다』고 말한 적이 있다. 한국 무대에 진출한 지 8개월. 어느새 그는 세계바둑 1인자 이창호에 도전권을 내밀 수 있을 만큼 성장했다.

변형섭기자

hispe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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