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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MBC창사특집극 '허준' 주연 황수정과 전광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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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MBC창사특집극 '허준' 주연 황수정과 전광렬

입력
1999.11.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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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가 월·화드라마 「국희」 후속으로 창사특집 40부작 「허준」(최완규 극본, 이병훈 이정표 공동연출)을 22일부터 방영한다. 전남 낙안읍성마을과 MBC의정부 스튜디오 등에서 촬영이 한창 진행중이다. 10월초와 이달초 두차례 촬영장에서 두 남녀 주인공 전광렬과 황수정을 만났다.■황수정

가을날 코스모스와 노란 국화, 동양적 신비로움과 서양적 역동성, 청초함과 섹시함. 양극단의 이미지. 이 여자는 이같은 이미지를 한 몸에 갖고 있다. 남색 치마와 연분홍 저고리, 그리고 가죽 점퍼가 모두 어울리는 여자, 황수정(28).

허준에 대한 연정을 평생 간직하며 맺어지지는 못하지만 늘 뜨거운 가슴으로 그를 향하는 예진 역은 황수정의 양극단 이미지와 잘 맞아 떨어진다.

사극 출연이 처음이다. 그래서 미지의 장르에 도전하는 설렘의 감정과 함께 열심히 해보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서구적인 마스크여서 사극이 낯설지만 제 분위기가 동양적이어서 분위기를 살리는 쪽에 무게를 실어 연기할겁니다』

10월 전남 낙안읍성마을의 「허준」 타이틀 촬영장에서의 황수정은 연기가 부자연스러웠고 힘들어 보였다. 불과 한 달 뒤인 이달초 의정부스튜디오의 그녀는 확연히 달랐다. 곤경에 처한 허준을 안타까운 마음으로 바라보는 황수정의 모습은 눈부셨다. 속옷 저고리 하나 걸친 황수정의 속살이 장대비에 젖어 비쳐졌기 때문만은 아니다. 한달 사이 그녀는 사극의 정형성에 젖어 있었다. 사극 연기자의 성공 여부는 캐릭터의 정형성에 얼마나 녹아드느냐에 달려있다. 『한 달 동안 힘들었어요. 현대물은 내 생활과 밀접한 연관이 있어 쉬웠는데 사극은 전혀 동떨어져서요. 예진을 나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지요』

사극에서 꼭 필요한 대사의 전달력도 대단하다. 그녀는 94년 SBS 전문 공채 1기로 입사한 진행자 출신의 연기자. 95년 연기자의 길로 들어섰다. SBS 드라마 「해빙」에 데뷔한 이래 올 2월 MBC 「청춘」까지 출연했다. 하지만 연기력 부족으로 시청자의 눈을 끌지 못했다. 이제 그녀는 승부를 걸고 싶다.

■ 전광렬

전광렬. 41세의 중후한 남자. 권위적이고 귀족적이다. 때로는 이지적인 냉혈한 같은 느낌을 주고 때론 느끼한 분위기마저 풍긴다. 준수한 외모와 당당한 체격, 그리고 그동안 맡은 캐릭터에서 연유한 이미지다.

SBS 「청춘의 덫」에서는 복수극에 이용당하는 것을 감수하면서 사랑하는 여자를 감싸안은 백마 탄 왕자였고 MBC 「장미와 콩나물」에선 가족보다 자신의 성취욕을 위해 돌진하는 장남이었다.

귀족적인 이미지의 그가 양반가의 서자 출신으로 파란만장한 생애를 살다간 허준을 연기한다. 『고착된 이미지를 연기로 보완하려 합니다. 「야망」 「거인의 손」 등 사극을 비교적 많이 해 부담은 없어요』

하지만 그의 어깨를 짓누르는 것. 허준을 소재로 한 이전 드라마의 주인공과는 달라야 한다는 강박감이다. 76년 「집념」의 김무생, 91년 「동의보감」의 서인석과는 다른, 전광렬 만이 표출할 수 있는 허준을 연기해야 한다.

전광렬은 물흐르듯 하는 연기자는 아니다. 상황에 어우러지는 것이 아니라 맞추어가는 어색함도 여전히 남아있다. 『건달에서 명의로, 그리고 권력의 정점에서 당파싸움으로 인해 귀향가는 양극단의 삶을 선이 굵게 연기하려 합니다』 그가 구상하는 허준이다. 사극의 생리를 아는 그가 빠른 캐릭터 적응을 위해 1월초 작가 최완규와 만나 허준의 밑그림을 그리는 열의를 보인 것도 이때문이다.

불혹을 넘겼지만 여전히 젊은 여성과 아줌마들에게 대단한 인기다. MBC 아카데미 수강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캐스팅 설문조사에서 그는 허준 역에 1위로 꼽혔다. 『전광렬의 허준을 시청자의 가슴에 오래도록 남게 만들겠습니다』는 말을 남기고 성큼성큼 촬영장으로 향한다.

■ MBC 창사특집극 「허준」

「동의보감」의 저자 허준을 소재로 한 세번째 드라마. MBC에 의해 76년과 91년에 드라마로 만들어졌다. 이전의 드라마가 임진왜란까지의 허준을 그린데 비해 이번 드라마는 임란 이후의 삶에 초점을 맞췄다. 스승 유의태로부터 의술을 배워 정1품 숭록대부에 오르는 과정과, 선조와 광해군 시대의 당파싸움으로 인해 귀양간 후 동의보감을 집필하는 장면, 흑사병을 막으려다 의로운 죽음을 맡게되는 장면이 리얼하게 그려진다.

한의사 4명을 고정 자문위원으로 위촉, 드라마 속에서 실생활에 이용할 수 있는 의학정보를 제공한 점도 색다르다.

배국남기자

knb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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