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경제는 「보이지 않는 손」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돈」이 좌우할 전망이다.국내에서도 전자상거래의 발달과 더불어 전자화폐의 개발이 꾸준히 이뤄져 통용을 눈 앞에 두고 있다. 전자화폐는 돈 대신 집적회로(IC)칩을 내장한 카드에 일정금액을 입력해 놓은 지불수단으로 현금처럼 자유롭게 물품을 구매할 수 있다.
전자화폐는 상거래방법이 달라지면서 등장했다. 예전처럼 사람이 만나서 거래하는 시대에는 손에서 손으로 건네는 화폐가 필요했지만 상대방을 볼 수 없는 인터넷으로 거래가 이뤄지면 이같은 방법은 소용이 없다. 그래서 전자화폐를 통해 손 대신 네트워크에서 네트워크로 전달하며 종이돈이 아닌 디지털신호가 상대방의 계좌로 이동한다.
전자화폐는 버스카드 충전하듯 은행계좌를 통해 몇 원단위로 자유롭게 입출금할 수 있고 보관이 편리하다. 도난이나 위조가 불가능하고 새로 화폐를 찍어내는 데 들어가는 막대한 비용도 줄일 수 있다. 또 더 이상 지갑에서 돈을 꺼내 세거나 거슬러 받은 동전처리에 귀찮아할 필요가 없다.
세계최초의 전자화폐는 95년 마스터카드에서 개발한 「몬덱스」. 신용카드형태의 몬덱스는 최근 제주지역의 KAL호텔, 인근 상점에서 시범통용되고 있으며 내년 5월에는 제주관광카드에 몬덱스를 통합, 숙박·교통·레저 등에 활용하도록 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2002년 월드컵대회의 공식 신용카드로 몬덱스를 활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마케팅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비자가 내놓은 무기는 IC칩방식의 「비자 스마트」. 다음달부터 여의도에서 6개월동안 국내 카드사 및 은행들을 대상으로 시범운영할 예정이며 내년에는 운영지역을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비자는 여기에 교통카드기능도 추가하기 위해 관련업체들과 협의중이다.
금융결제원은 별도로 한국형 전자화폐인 「콤비카드」를 이달말까지 개발해 한국은행과 협의를 거쳐 12월부터 서울 여의도·명동·강남 및 경주 가운데 한 곳을 선정해 시범운영할 예정이다. 이들 지역에서 시험을 거쳐 문제점을 보완하면 내년 하반기부터 전국에서 통용할 수 있는 화폐로 만들 계획이다.
이밖에 아이캐시사와 아이민트사에서 개발한 선불카드개념의 전자화폐인 「아이캐시」와 「아이민트」가 있다. 이 화폐들은 소액결제를 위해 IC카드 및 종이상품권 형태로 1만원에서 10만원권까지 1만원 단위로 발행된다. 현재 종로서적, 코스메틱랜드, 인터파크, 렛츠뮤직 등 인터넷쇼핑몰에서 지불수단으로 쓰이고 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 사용법과 통용점
■사용방법
마스터와 몬덱스와 비자의 비자캐시, 금융결제원의 콤비카드는 상점에서 물품을 살 경우 기존 카드결제용 단말기같은 단말기를 통해 결제가 이뤄진다. 이를 위해 마스터는 제주 지역에 약 1,000대의 단말기 보급작업에 들어 갔다. 인터넷에서 전자상거래에 이용할 때는 PC에 카드를 읽을 수 있는 판독기를 이용하게 될 전망이다. 카드번호와 비밀번호를 입력할 필요가 없어 안전하지만 판독기 보급이 숙제로 남는다.
아이캐시와 아이민트는 사전에 판매점에서 돈을 내고 카드를 구매한 다음 해당카드의 번호를 홈페이지에 입력하면 결제가 이뤄지는 방식이다. 남는 돈은 적립할 수 있으나 소액단위로만 결제가 이뤄지는 단점이 있다.
■ 기타 전자화폐 통용점
인터파크는 쇼핑회원을 대상으로 선불식 「전자상품권」을 판매한다. 10만원 단위로 이뤄지며 3%인 3,000원을 보너스로 더 해 준다. 한솔CS클럽은 회원이 은행을 통해 돈을 입금하면 해당금액만큼 전자화폐인 「아이캐시」를 발행한다. 이밖에 삼성물산, LG홈쇼핑, 39사이버쇼핑몰, 롯데, 신세계, 현대백화점 인터넷쇼핑몰에서 구매금액의 일정액을 적립금으로 지급하는 사이버머니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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