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가입으로 한·중간 교역및 투자에 커다란 지각변동을 가져오고, 국내산업에도 일파만파의 파장을 가져올 전망이다.산업연구원, 무역협회, 무역투자진흥공사등은 단기적으론 거대한 잠재시장을 가진 중국에 대한 투자및 수출이 늘어나고, 수출이 증가하는 긍정적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의 저가농산물과 경공업제품의 국내수입이 봇물터지듯 쏟아져 내수산업의 기반이 붕괴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한·중교역 단기유리 장기불리
중국의 WTO가입으로 양국간 교역및 투자증대효과는 기대되지만, 중국의 대한(對韓) 수입이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무협 조승제(趙昇濟)이사는 『중국의 WTO가입은 관세및 비관세장벽을 완화시켜 양국간 교역을 촉진시킬 것』이라며 『그러나 중·장기적으로 볼때 중국의 가격및 비가격경쟁력이 향상돼 우리제품의 대중수출보다는 저가로 무장한 중국제품의 한국에 대한 수출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중국이 관세를 7%를 내리고, 수입을 늘릴 경우 대중수출은 연간 12억∼15억달러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중국산 저가농산물이나 공산품, 모조품의 수입이 늘어나 국내산업이 큰 타격을 입고, 중국으로부터 복제품수출및 밀수도 증가할 것으로 보이는 것도 부담이다.
양국간 수출입패턴도 근본적인 변화를 겪을 전망이다. 예컨대 유화·철강·섬유제품의 경우 한국은 주로 원부자재등 중간재를, 중국은 주로 완제품의 수출이 각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제3시장서 경쟁치열
미국 유럽등 제3시장에서 중국제품과의 경쟁이 격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WTO가입으로 선진국으로부터 일반특혜관세(GSP)혜택을 받게되므로 선진국에서 중국의 중저가제품과 우리제품의 경쟁이 심화할 것이란 지적이다. 대우경제연구소는 이와 관련, 2002년 우리제품의 미국시장점유율이 품목별로 0.1∼1.5%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따라서 우리제품의 비가격경쟁력등을 높이고, 산업구조를 고도화하지 못할 경우 우리산업이 자칫 중화경제권에 편입돼 제2의 홍콩 또는 싱가포르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대응책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중국의 세계무역기구 가입을 계기로 산업구조를 고도화하고, 품질및 디자인등 비가격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중국이 WTO가입시 반덤핑, 긴급수입제한조치등을 발동할 것으로 보이고, 중국시장에서 세계각국제품과의 경쟁도 치열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중국제품에 대해 경쟁력을 상실한 저가및경공업제품은 중국으로 이전하여 현지생산으로 「만리장성」을 공략하고, 미국 유럽연합등에 대한 수출생산기지로 활용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저가중국제품의 수입증가에 따른 산업피해구제제도의 일원화, 조정관세부과기준의 재정비, 반덤핑관세의 신중한 운용등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산업자원부 조환익(趙煥益)무역투자실장은 『중국측의 한국시장에 대한 개방압력에 대응, 다자및 쌍무적 통상외교를 강화하고, WTO제도를 활용한 분쟁을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의춘기자
e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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