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란주점에서 구의원들과 술먹는게 특수업무추진이라는게 말이 됩니까』평화와 참여로 가는 인천연대(공동대표 김성진·金聖珍·39)는 시민단체로는 최초로 고위공무원의 판공비를 공개하라는 시민운동을 주도, 최근 인천지법으로부터 「인천지역 6개 구청장은 판공비를 공개하라」는 판결을 받아냈다.
이 단체가 인천 8개 구청에 대해 98년 한해동안 구청장 명의로 집행된 예산을 공개할 것을 요구한 것이 1월. 중구청과 동구청을 제외한 6개 구청이 판공비 내역을 밝히기를 거부해 결국 5월 법원에 행정정보공개청구소송을 냈다.
김대표는 『국민의 세금인 판공비가 구청장 개인의 사금고처럼 사용된다는 의혹 때문에 일을 시작했다』며 『공개된 두 구청의 판공비 지출실태를 분석한 결과 이같은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교회헌금으로 지출된 돈의 명목은 「구정업무 수행을 위한 대민활동비」였고 인천에 있지도 않은 구청장 모교의 동문체육대회에 술을 보낸 것도 「특수활동」으로 되어 있었다. 『솔직하게 정보를 제공한 구청만을 공개하는 것을 두고 망설였지만 그렇다고 잘못을 덮어 둘 수는 없었다』고 김대표는 털어놓는다.
인천연대는 6월항쟁 이후 운동을 계속하던 10여명의 운동가들이 96년 6월 지역운동에 뜻을 두고 만든 「시민문화센터」가 모태가 된 시민단체다. 현재 정회원 300여명에 후원회원들의 후원금으로만 운영된다. 시 단위의 본부, 구 단위의 지부 4개, 동 지구가 20개로 잘 짜여진 조직체계는 인천연대의 자랑. 최기선 인천시장을 경기은행 불법대출 압력의혹으로 검찰에 고발하는 등 본부 차원의 시정감시역할도 활발하지만 구·동 단위의 지부에서는 다양한 공동체문화사업을 통해 지역사회에 뿌리를 내리려 힘쓰고 있다.
인하대 토목학과 80학번인 김대표는 작년 6월부터 인천연대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운동하느라 3번의 옥살이를 경험했고 그 탓에 아직도 졸업을 못했다. 역시 사회운동을 하며 만난 부인 사이에 딸 둘을 둔 어엿한 가장이지만 집은 월세다. 가장 체면이 말이 아니다. 『월세내는 날과 결혼기념일이 겹쳤는데 월세 생각만 하다 아침에 그만 「여보, 오늘이 월세내는 날이지?」라고 말했던 적이 있다』며 멋적게 웃었다.
김대표는 앞으로 인천시장 판공비 공개운동도 전개할 예정이다. 『호프집 화재에서도 드러난, 난마처럼 얽혀 있는 문제들을 푸는 데는 투명한 행정을 펼치는 것이 시작이라고 믿습니다』
임종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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