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파일럿(사전 탐색용) 프로그램으로 편성한 「H.O.T 쇼」를 둘러싸고 논란이 뜨겁다. 21일 일요일 오후 5시부터 50분간 방송될 예정인 「로그 인 H.O.T」는 H.O.T가 진행을 맡으면서, 노래와 함께 드라마·토크까지 곁들이는 오락프로. 반응이 좋으면 고정물로 편성, H.O.T의 진행으로 매주 한가지 테마를 노래, 토크, 드라마 등의 코너를 통해 담아내겠다고 밝혔다. 이번 주에는 「청소년 문제」.이런 내용이 알려지자마자, 통신에 불이 붙었다. H.O.T 팬들은 환호를 보내며 지방에서도 볼 수 있게 해달라며 아우성이지만, 비난여론도 거세다. 『앨범 나올 때 마다 표절시비에 휘말리고, 게다가 20대 이후는 욕을 하며 채널을 돌릴 게 뻔한, 그런 가수를 가지고 쇼를 만들겠다고?』 (천리안이용자 UOME) H.O.T의 기획사인 SM측의 제안으로 성사된 이번 프로그램에 대해 MBC측은 『매 앨범마다 100만장을 넘으며, 10대에게 지대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H.O.T는 쇼프로 간판으로 내걸 만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매비우스(매체비평 우리 스스로)의 강에스더 간사는 『방송내용을 봐야 알겠지만, IMF 기간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오락프로그램을 만들겠다던 편성방향이 이제 완전히 꼬리를 감춘 것으로 보인다』며 『진행자로서의 자질이 검증되지 않은 가수에게 가족시간대 오락프로를 맡긴다는 것은 공영방송이란 기치를 무색케 하는 시청률에 발목 잡힌 기획』이라고 비판했다.
여기에 방송사의 특정연예인 키우기 차원이라는 시각도 있다. KBS, SBS와 불편한 관계에 있는 H.O.T를 키우고 후원하고 있는 방송사가 MBC라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 H.O.T가 음반판매량이 예전에 비해 못 미치고 조성모에게 1위 자리도 뺏기는 등 최근 주춤거리자, 그들의 상품성을 최대한으로 우려내 시청률을 확보해 온 MBC측으로선 다시 H.O.T를 띄울 프로그램이 필요했다는 지적이다.
송용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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