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기업이 은행 등 금융기관을 골병들게 하는 애물단지로 전락할 조짐을 보이고있다. 32조원의 대출금에 대해 이자를 감면해주고 1조7,540억원의 신규자금까지 지원해주었는데도 적자가 눈덩이처럼 커져가고 있다. 더욱이 계열사 정리, 자산매각 등 자구노력 실적도 크게 부진한 것으로 집계됐다.금융감독원이 15일 발표한 「기업개선작업 추진현황」에 따르면 6월말 이전 워크아웃약정을 체결한 70개업체(재벌계열 37개, 중견대기업 33개)의 상반기 매출액은 목표대비 90.1%를 기록했으나 영업이익은 목표의 53.1%에 그쳐 매우 저조한 것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에 금융비용 등을 반영한 경상이익의 경우 적자폭을 4,250억원으로 줄이기로 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고 8,997억원으로 오히려 적자가 확대됐다.
이들 70개 업체 가운데 20개 업체만이 경영목표를 초과달성했을 뿐 나머지 50개 업체는 목표에 미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재벌계열(주채무계열) 37개사의 영업이익은 목표의 37.9%로 33개 중견대기업(106.2%)에 비해 훨씬 저조했다.
워크아웃기업의 자구계획 이행 실적도 목표대비 34.2%에 그쳐 크게 부진했다. 외자유치(58.1%) 유상증자(52.6%) 등은 활발히 이뤄졌으나 자산매각, 계열사 정리 등은 각각 23.3%, 6.6%로 이행률이 저조했다.
채권단은 기업개선작업계획이 확정된 79개 업체(9월말 현재)에 대해 이미 채무조정이 이뤄진 32조7,000억원을 포함, 모두 34조9,000억원을 이자감면·출자전환·신규여신등의 방식으로 채무조정할 방침이다. 그러나 채권단 관계자는 『워크아웃 기업의 경영목표 미달, 자구노력 부진으로 상당수 업체에 대해 추가 이자감면, 신규자금 지원 등 채무재조정이 불가피한 실정』이라고 밝혀 금융기관의 부담이 더욱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유승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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