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당수 대학박물관들이 정부의 문화재 관리가 소홀한 틈을 타 자체발굴한 유물을 신고하지 않는 등의 방법으로 국가에 귀속하지 않는가 하면 유물을 습기방지시설 등을 갖추지 않은 채 보관, 금속류 문화재의 경우 2개중 1개꼴로 부식된 것으로 나타났다.감사원은 8월중 실시한 문화재 보호실태 특감에서 대학박물관 등 48개 기관이 유적지를 발굴하면서 보고서에서 누락시키는 등의 방식으로 16만4,979점의 문화재를 국가에 귀속하지않은 사실 등 81건의 위법·부당사항을 적발했다.
이에 따라 감사원은 문화재청에 대학박물관 등 민간 발굴조사기관의 유물보유 현황을 모두 조사, 허가없이 보관중인 유물을 환수하거나 정당한 절차를 거친 뒤 보관하도록 조치할 것을 요구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서울의 모대학박물관은 64년부터 74년까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구석기시대 유적지인 충남 공주군 석장리 지역에서 발굴한 유물 5만1,493점을 신고하지 않고 25년간 자체보관해 왔다. 특히 감사원이 7개 대학박물관을 표본조사한 결과, 금속 문화재 801점 가운데 49.5%인 397점이 보존 및 관리대책 미비로 부식돼 보존처리가 필요했다.
이밖에 문화재청은 보물 제422호인 「선원사 철조여래좌상」을 관리하면서 철조불상을 금동불상으로 도금, 유물을 훼손한 것으로 밝혀졌다.
감사원은 『민간기관이 발굴하거나 수사기관 등이 압수한 유물은 모두 국가에 귀속조치하는게 원칙이며 민간기관의 보관은 정부허가가 있어야 가능한데도 대학박물관의 경우 이같은 절차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경찰이 도굴꾼으로부터 압수한 유물 2,000여점이 문화재당국도 모른채 대학박물관에 32년간이나 보관된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동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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