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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 이렇게 키워요] (7) 서울 소의초 5년 박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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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 이렇게 키워요] (7) 서울 소의초 5년 박재민

입력
1999.11.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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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TV 쇼프로에서 꽁지머리를 한 귀여운 모습의 어린이가 전자 기타를 능숙하게 연주해 관심을 불러 일으킨 적이 있다. 서울 소의초등학교 5학년 박재민(11)군. 「스틸 러빙유」같은 감미로운 팝송부터 뽕짝 「목포의 눈물」까지 장르를 넘나들며 신들린 듯 연주해 갈채를 받았다. 재민이는 장래 희망이 「싱어송 라이터 기타리스트」라고 당당하게 말한다. 노래도 부르고 작곡도 하고 기타도 치는 팔방미남 연예인이 되겠다는 것. 박영준(35)씨는 아버지이자 선생님으로서 재민이의 꿈을 북돋워주고 있다.재민이는 젖먹이였을 때 울다가도 음악을 들려주면 그칠 정도로 음악 재능을 타고 났다. 6세가 되자 아버지 박씨는 재민이에게 『몇번 가지고 놀다가 말겠지』하는 생각에 어린이용 기타를 사주고 동요 「산토끼」 연주법을 가르쳐주었다. 그런데 재민이는 금세 배워 박씨 앞에서 똑같이 연주하더니 다른 곡을 가르쳐달라고 졸랐다. 이후 기타는 재민이가 한시도 놓지않는 놀잇감이 됐다.

박씨는 한 때 기타리스트를 하다가 기타로 성공하기 어려운 현실에 꿈을 접었던 사연이 있다. 그래서 고민을 많이했지만 『기타만 치며 살고 싶다』는 재민이의 말에 기타를 제대로 가르치기로 했다.

생활보호대상인 빠듯한 살림에 150만원을 들여 전자 기타와 앰프를 사주고 본격적으로 연습시켰다. 수강료 부담때문에 학원에 보내지는 못했지만 낙원동 악기상가에 자주 데려가 전문 기타리스트들과 만나게 했고 음악책을 사다주어 공부하게 했다. 재민이는 손에 굳은 살이 박혀 아침이면 찬물에 손을 담가 붓기를 빼야 할 정도로 연습에 몰두했다. 『음악 소음때문에 못살겠다』는 이웃 불평으로 올해초부터는 기타를 들고 대학로에 나간다. 그래서 대학로에 가면 마로니에 공원 야외 공연장 뒤편 벤치에 앉아 기타 연습에 몰두하고 있는 재민이를 볼 수 있다. 재민이는 『집에서 연습하지 뭐하러 굳이 사람많은 곳에 나와 자랑하느냐』는 행인들의 핀잔을 받을 때면 제일 가슴아프다고 한다.

재민이는 얼마전 재즈아카데미의 음악 강사진으로부터 「재능과 실력을 겸비한 신동」이라고 평가받았다. 음악 실력만 있는 게 아니라 학교 성적도 우수하고 음악원서를 해독할 정도로 영어를 한다. 아버지 박씨의 요즘 고민은 앞으로 재민이를 어떻게 교육시키느냐는 것. 기타리스트의 실력은 연습 시간에 비례하는데 재민이에게 획일화된 정규교육과정을 밟게한다면 재능을 죽이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래서 재민이를 홈스쿨링을 시킬 것인가 아니면 외국으로 유학보낼 것인가로 고민하고 있다. 그래서 대중음악 영재를 키우는 전문교육기관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하다.

/이민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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