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 불안이 해소되면서 주식시장이 다시 활기를 되찾자 시중자금이 주식시장으로 밀려들 조짐을 보이고 있다. 증시 관계자들은 이와 관련, 국내 증시의 최대 걸림돌인 대우사태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가자 대우사태이후 투신·은행권에서 빠져나간 52조원을 포함한 100조원가량의 시중 단기부동(浮動)자금이 증시로 유입될 것이란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14일 한국은행·증권계 등에 따르면 증시 고객예탁금이 10일을 기점으로 8월31일이후 사실상 두달여만에 10조원을 돌파한 것을 비롯, 이달들어 주식형 수익증권, 뮤추얼펀드, 단위금전신탁, 고객예탁금 등 주식관련 상품에 신규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주식관련 상품에 유입된 돈은 주가상승국면이었던 6·7월에 각각 9조926억원, 16조2,521억원에 달했으나 조정국면에 들어섰던 8월과 9월에는 각각 2조7,245억원, 2조127억원 등 2조원대로 떨어졌다. 그러나 지난달 공사채형 수익증권의 이탈자금이 주식형으로 전환되면서 유입규모가 8조9,304억원으로 늘어나기 시작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대우사태이후 투신·은행권에서 52조원이 빠져나와 이중 27조원가량이 은행 종금 등의 6개월미만 단기금융상품으로, 15조원가량이 시중 부동자금으로 떠도는등 시중자금이 단기부동화했다』며 『증시가 활황세를 보일 경우 이중 상당수규모가 증시로 몰려들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관계자들은 은행 종금 투신 등 금융권에 머물고 있는 단기부동자금이 10월말현재 171조원대에 이르러 증시상황에 따라 돈의 흐름을 뒤바꿔 놓을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은행권의 경우 6개월이하 정기예금의 10월잔고가 44조582억원, 수시입출식예금이 84조6445억원 등 128조7,027억원의 단기자금이 머물고 있으며 종금사에는 발행어음 14조3,618억원, 어음관리계좌(CMA) 4조3,683억원 등 18조7,301억원, 투신권의 머니마켓펀드(MMF)에 23조7,412억원 등이 단기자금으로 알려져 있다.
증권가는 이중 최소한 80조원이상은 수익성이 높다는 사실만 확인되면 언제든지 이동하는 「게릴라식 투자성향」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9월말 담배인삼공사 공모주청약시 순식간에 12조원이 몰렸던 것도 이같은 단기부동자금의 투자패턴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교보증권 조승현(曺承顯)사장은 『현재 상승세가 지속돼 1,000을 뚫으면 시중부동자금이 증시로 몰려 주가 상승세가 탄력을 받아 연말까지 1,200도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밸런스 투자자문사의 박종국(朴鍾國)부사장은 『최근 주가가 오르긴 했으나 기관투자가들은 아직까지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며 『종합주가지수가 1,000을 돌파해야만 본격적으로 기관들이 증시로 들어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승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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