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들이 PC방에 몰리는 이유는?』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주변 A PC방에는 매일 10여명의 60대 할아버지들이 몰린다. 이들이 PC방을 찾는 주된 이유는 「인터넷 주식투자」 때문.
「사이버 증시」인구가 늘어나면서 인터넷을 이용한 주식투자의 연령대도 매우 다양해졌다. IMF이후 명예퇴직자가 늘면서 퇴직금으로 주식투자를 하는 노년층이 많아진 탓이다.
특히 투자자의 나이가 많을 수록 객장을 오가며 남들의 눈에 띄기보다는 PC방과 같은 밀폐된 공간에서 조용히 주식투자를 하고 싶어한다.
처음에는 컴퓨터 사용을 무조건 기피하기만 하던 노인들도 『인터넷 사용이 생각보다 쉽다』며 PC방을 찾는 횟수를 차츰 늘리고 있다.
『처음에는 컴퓨터 사용법을 몰라 어려움이 많았지만 지금은 오히려 객장을 찾는 것이 불편해요』 3개월 전부터 인터넷을 이용, 주식투자를 하고있는 장모(63)씨는 『집에서 인터넷 주식투자를 하는 것도 자식들에게 보이기 쑥스러워 PC방을 찾는다』고 말했다.
거의 매일 PC방을 찾는 이모(65)씨는 『추운 날씨에 공원에서 장기두는 것보다는 훨씬 건설적인 것같다』고 인터넷 주식투자를 적극 추천한다.
대신증권 김완규(金完圭)사이버 마케팅 팀장은 『직장인 위주로 인기를 얻던 사이버 주식투자가 노년층까지 확산되고 있다』며 『컴퓨터 사용에 능숙하지 못한 어르신들이 전화로 사용방법을 문의하는 일이 잦다』고 말했다.
처음엔 주식투자만 하던 「백발의 네티즌」들은 차츰 컴퓨터 사용에 능숙해지면서 다른 분야에서도 인터넷을 활용하게 된다.
한모(64)씨는 『인터넷 주식투자 덕분에 컴퓨터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됐다』며 『이제는 신문검색, 건강정보 등 각종 생활에 필요한 정보를 인터넷을 통해 얻을 수 있다』고 자랑스러워 했다.
A PC방을 운영하는 이모(27)씨는 『처음에는 어떻게 스위치를 켜는 지도 모르시는 분들이 많아 일일이 사용방법을 알려드리느라 애를 먹었다』며 『최근에는 주식사이트 외에 다른 인터넷 사이트도 많이 이용하시고 있으며 종종 컴퓨터로 내기 바둑을 두시는 분들도 있다』고 말했다.
김현경기자moo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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