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잔의 술은 쌓였던 스트레스를 말끔히 씻어주는 묘약이 될 수 있지만, 정도가 지나치면 숙취로 인해 생활의 리듬이 깨지고 일의 능률도 떨어진다. 숙취는 원인에 따라 여러 가지 형태로 나타난다.간장에 피로가 심하면 두통과 복통이 생기고 장염이 도져 화장실을 들락거린다든지, 몸이 무겁고 쑤셔 잘 일어나지를 못한다. 장이 냉해 흡수력이 떨어진 사람은 속이 부글거리고 피로가 계속된다. 담음(痰陰)이 원인이면 두통과 함께 눈에 핏발이 서고 메스꺼운 증상이 나타난다.
숙취를 해소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우선 안주를 잘 먹어야 한다. 기름진 전이나 육류 대신 나물, 야채, 과일 등 비타민과 칼슘이 풍부한 안주를 먹는 게 좋다. 햄, 소시지와 같은 가공식품과 자극적인 식품은 피해야 한다.
술에 맞는 안주를 먹는 것도 중요하다. 막걸리에는 돼지고기나 김치찌개, 소주에는 생오징어, 생선찌개, 돼지고기, 어포가 잘 맞는다. 소주에다 맵고 짠 안주를 곁들이면 궤양을 촉진할 우려가 있다. 적포도주에는 육류가 좋고, 백포도주엔 생선이 어울린다. 위스키를 마실 때는 치즈, 육포, 잣, 호두가 좋다.
술을 마신 뒤에는 충분한 수분과 당분을 섭취해야 한다. 배에 가스가 많이 찼다면 고추, 계피가 든 음식이나 귤을 먹는 게 좋다. 콩나물국, 미역국, 북어국, 유자차, 칡차도 숙취 해소에 도움이 된다. 부득이하게 과음을 했을 때는 신선한 야채즙이나 과일즙을 마시고 충분히 잠을 잔 뒤 사우나 등으로 땀을 빼주는 게 좋다. 물론 술 취한 상태에서 목욕이나 사우나를 해선 안된다.
갈근(葛根·칡뿌리) 12g, 진피(陳皮·귤껍질) 10g, 감초 8g에 물 2컵을 붓고 커피잔 2잔 정도로 줄어들 때까지 달여 아침 저녁에 1잔씩 마시면 숙취해소에 큰 도움이 된다. 꿀을 타서 마시면 더욱 좋다. 갈근은 알코올을 해독하는 기능이 있고, 진피는 소화를 촉진한다.
/조 영·자생한방병원 1내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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