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日 고다 박사] 超.小食요법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日 고다 박사] 超.小食요법

입력
1999.11.13 00:00
0 0

경제학자가 소개한 건강서적 한 권이 서점가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인하대 경제통상학부 박영일교수가 편역한 「경이의 超소식요법」(정신세계사刊). 원저자는 일본 오사카(大阪)대 의학부 출신의 고다 미쓰오(甲田光雄·75)박사. 의학에 문외한인 박교수가 이 책을 내게 된 동기는 무엇일까.타고난 건강체질이었던 박교수는 97년 5월 종합검진에서 뜻밖에도 초기위암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절제수술은 성공적이었지만, 항암제의 부작용은 끔찍했다. 몇 개월 후부터 어깨가 뻐근하고 등이 굳어지기 시작했다. 온몸의 관절이 붓고 통증도 심해졌다. 신경외과, 정형외과, 류머티스 내과 등을 전전했지만 병명조차 나오지 않았다. 항암제와 함께 복용할 약의 종류만 늘어갔다.

■약도 주사도 쓰지 않는 ‘고다의원’

박교수는 왼쪽 다리의 심한 통증으로 거의 반신불수 상태가 되자 항암치료를 중단했다. 대신 외과의사인 전홍준박사의 권고로 단식과 생식(生食)을 시작하면서 암의 공포에서 조금씩 벗어날 수 있었다. 지난 해 4월부터 1년간 일본에 객원교수로 있을 때 접한 「고다의학」은 건강을 회복하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두 차례 입원 치료를 받았던 「고다의원」의 모습은 엄청난 충격이었다.

『고다의원은 약을 전혀 쓰지 않는다. 물론 주사도 놓지 않고 수술도 하지 않는다. 진찰도 거의 손으로 한다. 입원실은 현대의학이 치료를 포기한 암, 간질환, 당뇨, 고혈압, 천식 등 난치병 환자들로 가득하다. 하지만 환자복을 입고 누워있는 사람은 없다. 모두 운동에 열심이다. 환자들은 스스로 체중, 혈압, 맥박 등을 재고 자신들이 섭취한 음식의 양과 배설량을 기록한다.』

■하루 두 끼씩 900㎉만 먹어라

고다박사의 치료법은 소식(小食)과 생식이 중심. 하루 900㎉에 불과한 소식요법으로 현대의학이 포기한 난치병을 고칠 수 있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고다박사가 설명하는 소식의 효과를 보자. 첫째, 병의 자연치유력을 높인다. 둘째, 통변이 좋아져 숙변이 배설된다. 셋째, 수면시간이 짧아진다. 넷째, 피곤을 모르고 일할 수 있다. 다섯째, 두뇌가 명석해지고 스태미나가 배가된다.

이런 관점에서 그는 아침을 생략하는 「1일 2식주의」를 주장한다. 그는 『무조건 2식을 하지 않더라도 하루 섭취량을 3분의 2로 줄이면 효과를 볼 수 있다』며 『몇 개월, 몇 년이 걸리더라도 2식만으로 지장없이 지낼 수 있는 신체를 만드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자연상태 그대로를 섭취하라

소식요법에선 음식의 질도 중요시한다. 라면이나 빵으로 900㎉를 채우면 영양실조가 되기 십상. 하지만 현미나 현맥(玄麥)을 도정하지 않고 그대로 먹으면 쌀과 밀의 왕성한 생명력을 고스란히 흡수할 수 있다. 백미와 현미는 무슨 차이가 있을까. 백미는 이미 죽은지 오래돼 밥을 짓는 순간 영양소가 산화, 파괴된다. 반면 현미는 밥을 짓기 직전까지 살아 있어 물에 담가두면 싹이 돋아나는 생명력을 지니고 있다.

그는 무나 당근도 반드시 잎까지 먹고, 정어리나 도미같은 큰 생선은 압력솥에 푹 삶아 통째로 먹도록 권한다. 생선회도 살만 먹어서는 칼슘이 부족하다. 그보다는 치어를 통째로 먹는 게 영양섭취에 도움이 된다. 그는 『전체식(全體食)은 생명체가 유지되고 있는 유기적 구성요소를 통째로 섭취, 인간에게 필요한 영양소를 균형있게 공급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익히지 말고 날 것으로 먹어라

음식물은 될 수 있으면 오염되지 않은 것을 익히지 말고 자연상태로 먹는 게 좋다. 열(熱)은 날 것의 영양소를 파괴한다. 음식물을 삶거나 익히면 비타민과 효소류가 파괴되고 단백질도 변질돼 영양가가 줄어든다. 하지만 소화기관이 이미 화식(火食)습관에 길들여진 사람이 무엇이든 날 것으로 먹는 것은 무리이다. 이 때는 하루 식사량 가운데 일정량을 생야채나 과일로 먹어도 된다.

박교수는 『병을 고치는 것은 환자 자신이며, 의사는 어디까지나 환자를 돕는 보조자에 불과하다는 게 고다의학의 핵심』이라며 『소식을 통해 욕망에 대한 자기억제를 배우고 자연과 조화를 추구하는 의술에 감명받았다』고 말했다. 고다박사는 『소식요법은 체질을 개선해 자연치유력을 극대화하는 것은 물론 지구가 당면한 식량·환경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라고 말했다.

고재학기자

goindol@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