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밤 갑자기 별세한 원로배우 최무룡(71)씨의 빈소가 마련된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는 12일 한때 고인의 아내였던 김지미 영화인협회이사장 등 영화인들이 조문했다. 둘 사이에 태어난 딸 영숙(31)씨도 첫 부인 강효실씨와의 사이에 난 최민수씨와 함께 자리를 지켰다.김지미 이사장은 『한국영화의 남자배우는 나운규 김승호 최무룡로 이어졌다』며 『순수하고 착한 연기자, 영화인으로서 긍지와 자부심, 타고난 예술성을 가진 사람』이라고 회고했다. 그는 『가까운 식구하나를 잃었다』며 『요즘은 최민수와 영숙이 남매로 자주 왕래하며, 고인의 1남 4녀 모두 나를 엄마라고 부른다』고 말했다.
고인의 빈소에는 김종필 국무총리, 박태준 자민련총재, 강대진 전국극장연합회장, 이우석 동아수출공사 회장 등 각계의 조화들이 가득했다. 그러나 낮에는 배우들의 모습은 별로 보이지 않아 쓸쓸한 분위기를 느끼게 했다.
세브란스 병원에는 문상객들에게 음식을 접대하는 자리가 없어 빈소를 찾은 원로 영화인들과 젊은 배우들이 모처럼 자리를 함께 할 기회가 적었다. 낮에는 구봉서 양택조 고은아 김진아씨 등의 모습이 보였다.
고인은 최근 건강악화에도 불구하고 왕성하게 활동했다. 젊은이들에게는 잊혀지고 지나간 배우지만 중·장년층을 위해 7개월간에 걸친 악극 「아리랑」의 전국순회공연을 펼쳤고, 지난달 말 진주에서의 마지막 공연후 곧바로 뉴욕의 김구기념관건립모금공연에 참가하기도 했다. 「아리랑」 공연을 함께 했던 코미디언 남철씨는 『그 나이에도 열의가 대단했다. 호흡기가 나빠 매일 약을 먹으면서도 즐거운 마음으로 공연을 했다』고 밝혔다.
고인의 장례는 13일 상오 11시 영화인장(위원장 김지미)으로 치러진다. 연락처 (02)362-0889
이대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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