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발표된 여권 신당의 제2차 영입자 면면을 살펴보면 내년 총선을 겨냥한 신당측의 수도권및 영남권 공천전략을 대략 가늠해 볼 수 있다. 신당추진위는 특히 그동안의 지역·분야별 안배 원칙을 과감히 깨트리고 2차 영입자 30명중 13명을 수도권인 서울·경기 출신으로 충당했다. 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 출신 3-4명도 수도권에 투입할 것으로 알려져 결국 절반 이상이 신당의 수도권 전략과 직결돼 있다.신당측이 내세우는 수도권에서의 경쟁력은 각계의 중량급 인사들과 30-40대의 소장파 전문가 그룹이 배합돼 있다. 우선 언론계 출신으로 MBC사장을 지낸 이득렬(李得洌)관광공사사장, KBS부사장을 역임한 최동호(崔東鎬)방송진흥원이사장이 서울 중구 또는 성동을, 인천 중구 또는 남동갑을 목표로 신당에 참여했다. 전·현직 관료출신이 6명이나 포함된 것도 눈에 띄는 데 이중 정세현(丁世鉉)전통일부차관, 최홍건(崔弘健)전산자부차관등이 수도권 공천형 인물로 분류되고 있다. 최전차관은 고향인 경기 이천에 오래전부터 터를 닦아 온 것으로 알려졌고 정전차관은 고향이 전북 임실이나 신당측은 본인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수도권에 욕심을 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신당측이 수도권에서의 당선 가능성을 기업가의 경영마인드와 연결시킨 것도 흥미롭다. 곽치영(郭治榮)데이컴사장은 고향이 경남 마산이고 본인은 의사표시를 유보하고 있으나 서울 또는 일산에 출마가능성이 높고 김영훈(金英薰)대성산업대표이사도 서울에 배치될 것으로 보인다. 전수신(全秀信)삼성라이온즈대표이사는 부산출신이지만 삼성전자가 있는 수원쪽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군출신중 이재달(李在達)전국방개혁연구위원장은 고향인 경기 파주에 의욕을 보이고 있다. 이밖에 소장파 전문그룹으로는 경기 안양을 노리고 있는 이승엽(李承燁)삼환컨설팅대표및 이종걸(李鍾杰)변호사, 서울 은평을에 이미 사무실을 낸 이석형(李錫炯)변호사, 서울의 최인호(崔仁虎)변호사가 대표적인 경우다. 경기 동두천·양주에서 시민운동으로 잔뼈가 굵은 정성호(鄭成湖)변호사도 합류했다. 재경부 서기관 출신인 배선영(裵善永)씨는 경남이 고향이나 서울 서초 또는 강남을 노리고 있다.
2차 영입자엔 영남 출신인사들도 10명이나 포함됐다. 이중 이근식(李根植)전내무부차관(경남 고성), 이순목(李淳牧)우방그룹회장(대구), 김규재(金圭在)대구상공회의소부회장(대구)등이 지역구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신당측은 판단하고 있다.
고태성기자
tsgo@hk.co.kr
■[신당추진위] 영입 뒷얘기
신당추진위측은 2차 영입자 발표에 앞서 거물급 명망가나 정치지도자급을 포함할 지 여부를 놓고 고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언론대책」문건 파문의 와중에서는 총선 경쟁력이 있는 「내실형」이 설득력이 있다고 판단, 최종단계에서 정치인등은 배제했다는 후문이다. 신당측은 그러나 25일로 예정된「신당창당준비위」발족식 3-4일전에 또 한차례의 영입인사 발표를 계획하고 있다. 이때 이수성(李壽成)전총리등 명망가들이 포함될 지 여부가 주목된다.
신당측은 오히려 이번 영입에서는 여론의 주목을 끌기 위해 「튀는 386세대」카드를 활용했다. 대학3학년때 최연소 행시합격 기록을 세웠고 청와대 경제비서실 서기관 시절 기존의 케인즈 경제이론에 도전하는 1,000여쪽 분량의 경제이론서를 출간, 화제를 불러 일으켰던 배선영(裵善永·39)전재경부과장이 대표적인 경우. 9일 재경부에 사표를 낸 배전과장은 영입자 발표장에서도 자신을 소개한 신문스크랩등을 담은 70여쪽의 자기소개 책자를 돌리는등 여전히 튀는 모습을 보여줬다. 미국의 5대 컨설팅회사인 「프라이스 워터하우스 앤 쿠퍼스」사와 계약, 국내 최연소 상무를 지낸 있는 금융계의 이승엽(李承燁·39)삼환컨설팅대표도 자신을 동명이인의 프로야구 선수에 비유, 『정치에서의 홈런왕이 되겠다』고 말할 정도로 튀는 30대다. 386세대는 아니지만 언론계 소장파로 합류한 김창수(金昌洙)주간조선부차장도 눈에 띈다. 조선일보 사회부·정치부 기자및 노조위원장을 지낸 김차장은 법조출입 기자시절 알게 된 국민회의 모 중진의원의 권유로 신당에 합류했다. 김차장은 고향인 대전에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
2차 영입에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던 「동화은행비자금」사건의 함승희(咸承熙)변호사는 마지막 단계에서 『주변을 정리할 시간을 달라』고 요구, 이번에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동규(崔東奎)전동자부장관도 다음 기회로 미뤄졌다. 충북 영동출신인 최환(崔桓)전부산고검장도 이름이 나왔으나 창당준비위 발족이후로 넘겨졌는 데 이를 두고 신당 주변에서는 자민련에 대한「배려반, 압박반」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고태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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