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제당은 다시 시작하고, 일신창투는 접는다. 제일제당이 한동안 유보했던 한국영화투자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촬영중인 「해피엔드」에 부분(13억원) 「행복한 장의사」에 전액 투자를 시작으로 5년동안 한국영화에 총 500억원을 쏟아붓기로 했다. 김기덕 감독의 「섬」과 박찬욱 감독의 「JSA」 에도 투자한다. 단일회사로는 최대 규모.제이콤을 설립해 97년 4편의 한국영화를 직접 제작했지만 「산부인과」를 빼고는 흥행에 실패, 주춤하던 제일제당으로서는 재기전인 셈. 『한국영화 제작이 절실해졌다』 는 것이 제일제당측의 설명. 12월 18일 14개 상영관을 가진 CGV인천, 내년 2월 CGV분당(8개 상영관)개장에 이어 2002년까지 대전 부산까지 극장이 완공되면 제일제당은 사실상 전국 배급망을 갖추는 셈. 때문에 드림웍스의 외화만 확보한 제일제당으로서는 한국영화의 안정적 확보가 중요해졌다.
반대로 96년 「은행나무침대」 의 부분투자를 시작으로 창투사로는 발빠르게 영화사업에 뛰어든 일신창투는 손을 거둘 움직임. 「접속」 「8월의 크리스마스」 「유령」등은 흥행에 성공했지만 최근 한국영화 「닥터K」 「북경반점」과 외화 「제너럴」 「파파라치」 「중앙역」의 흥행 참패하면서 영화를 그만둘 것이란 추측이 나돌았다. 『무명의 회사가 영화를 이용해 충분히 이미지를 높이고 투자자도 유인했으니 손해보면서 계속하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었다.
특히 최근에는 일본영화와 미야자키 하야오(宮崎駿)의 애니메이션을 무더기(20여편)로 수입, 『무모한 매점매석』이 라는 비난을 샀다. 그중 현재 국내 상영한 가능한 영화는 3편뿐. 20일 개봉하는 「러브레터」가 첫 작품이다.
일신창투는 이미 자리를 옮기기로 한 영화사업의 핵심인물인 김승범 수석심사역과의 작품처리 문제만 남은 상태. 김수석은 영화사업에 투자할 조짐을 보이는 새로운 창투사에서 영화전문펀드를 조성할 계획. 그의 약삭빠른 행보는 결국 새로운 창투사 역시 한국영화자본의 안정적인 공급보다는 일신창투나 삼부파이낸스처럼, 영화를 이용한 투자사의 신뢰심기와 투자확대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의 소리가 높다.
이대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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