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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사람들] "듣기에 편하면 좋은 음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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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사람들] "듣기에 편하면 좋은 음악입니다"

입력
1999.11.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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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관현악 선구자 작곡가 김희조씨국악관현악을 개척한 작곡가 김희조(金熙祚·79)씨가 팔순을 맞았다. 이를 기념하는 축하연주회 겸 그의 대표작인 합주곡 전 11곡 출판기념회가 14일 오후 4시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열린다.

국악관현악단이 가장 자주 연주하는 것이 김씨의 작품이다. 정규 음악교육은받은 적이 없다. 그러나 KBS 스몰오케스트라·서울시립국악관현악단 상임지휘자 등을 역임하며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쓰여진 그의 작품은 담백한 흥취로 편안하고 거부감 없이 들려 널리 사랑받고 있다.

『전통은 전통대로 살리면서 새 것을 발견하는 「온고지신」(溫故知新)이 예술 발전의 진실입니다. 200년 이상 된 서양 오케스트라에 비해 생긴 지 40년도 안된 국악관현악은 문제가 많습니다. 천재가 나와 완성해야겠지요』

그의 작품세계는 국악과 양악, 전통과 현대, 순수와 대중을 넘나들고 있다. 국악사에서 그는 민요의 양악 편곡(대표작 민요합창곡 「울산아가씨」), 새로운 연주형태로서 국악관현악·창과 관현악을 정착시킨 선구자다.

특히 합주곡 1번(1982년)은 국악관현악 작품의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국악관현악 뿐 아니라 그는 48-57년 육군 군악대장 시절 많은 행진곡과 「시집가는 날」「대춘향전」 등 약 10편의 뮤지컬, 대종상 음악상을 받은 유현목 감독의 「분례기」를 비롯한 60여편의 영화음악도 만들었다.

『좋은 음악은 듣기에 편하다』는 지론을 갖고 있는 김씨는 젊은 작곡가들에게 이론에 얽매이지 말고 감성을 전하는 음악을 만들라고 충고한다. 또 요즘국악관현악의 타악기 남용 경향을 지적하면서 『타악은 아껴써야 효과가 나지 너무 깔아놓으면 소음과 다를 바 없다』고 비판한다.

고령이 무색하게 좋은 건강을 유지하고 있는 김씨는 『게을러서 운동이라곤 해본 적이 없는데도, 좋아하는 것을 직업으로 삼아서인지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다』고 비결을 말한다. 그의 꿈은 오페라를 쓰는 것이다. 차남인 지휘자 김덕기(서울대교수)씨와 함께 살고 있다.

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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