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차별 논란을 빚어온 서울대 음·미대의 남녀학생 할당 및 구분선발(남학생 쿼터제)이 22년만에 폐지된다.서울대는 10일 그간 미리 정한 남녀 학생 비율에 따라 신입생을 선발해 온 음악대와 미술대의 남녀구분 모집방식을 2000학년도 입시부터 없애기로 하고 11일 학장회의에서 최종 확정키로 했다.
이번 철폐 결정은 지난달 25일 서울대 등 9개 대학을 대상으로 입시에서 성별로 비율을 정해 신입생을 뽑는 것이 「남녀차별 금지 및 구제에 관한 법률」에 위배되는지 여부를 직권조사키로 한 대통령 직속 여성특별위원회(위원장 강기원·姜基源)의 발표가 계기가 됐다.
남녀구분 모집이란 147명 정원의 음대와 80명의 미대 정원의 대부분을 남녀별로 절반씩 입학시켰던 제도. 여학생 지원자가 많은 예능계의 특성상 여성편향 교육을 방지하고 남학생 구제를 위해 남녀간 경쟁을 제한한다는 취지였다. 실제 99학년도 이 대학 입시에서 남녀 각 8명씩을 선발했던 서양화과의 경우 남학생 경쟁률 2.6대 1에 비해 여학생 경쟁률은 7대 1에 달했고, 15명을 선발한 작곡과 작곡전공의 경우 남녀 학생 각 7명씩을 우선 선발하고 1명만을 성 구분 없이 성적순으로 선발했다.
서울대의 이같은 방침에 대해 예능계 여학생 학부모들은 『남성파트가 있는 성악은 몰라도 조각을 하고 피아노를 치는데 왜 남녀를 나누어 뽑아야 하느냐』며 『억지춘향식의 「남학생할당제」 철폐는 당연한 것』이라고 반겼다.
반면 예능계 고3남학생 학부모들은 「졸속 교육행정 반대 학부모 단체」를 구성, 지난달 25일부터 이 대학 앞에서 시위를 벌이며 『수능을 며칠 남기지 않고 갑자기 제도를 바꿀 수 있느냐』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안준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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