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10일 조수호(趙秀鎬)한진해운사장을 일단 귀가조치시킴으로써 조중훈(趙重勳)한진그룹명예회장 일가에 대한 사법처리 수위의 구체적 윤곽이 드러났다. 검찰은 조양호(趙亮鎬)대한항공회장만 구속하고 조명예회장과 조수호(趙秀鎬)한진해운사장은 불구속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검찰은 조세포탈 사범에 대한 엄정 처리 원칙과 이들의 사법처리가 기업 및 경제에 미치는 파장을 저울질하며 막판까지 사법처리 수위를 놓고 고심했다.
사상최대규모의 포탈액 등 사안만 놓고 보면 조세포탈 사범에 대한 엄정처리 원칙 차원에서 당위적으로 3부자 모두 구속해야하지만 기업에 미치는 영향이나 가족관계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현실론」때문이었다.
검찰은 결국 이날 오전까지 구속과 불구속 등 몇가지 경우의 수를 놓고 비교 분석하는 한편 검찰 안팎의 여론을 탐지한 끝에 형제나 부자를 동시구속하지 않는 관행을 따랐다.
검찰 관계자는 『관련자들끼리의 상대성, 유용한 금액의 사용처, 가족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조사장의 귀가조치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조사장의 경우 해외경비로 송금한 것처럼 위장하는 수법으로 36억원을 빼내 개인용도로 사용, 법인세 10억여원을 포탈하고 가지급금 20억원을 변칙회계처리했다는 국세청의 고발 혐의가 대부분 인정됐다. 그러나 가지급금 20억원이 형 양호씨의 증여세 납부대금으로 사용됐고 포탈액 규모도 양호씨와 크게 차이가 나는 점이 고려됐다는 것이다.
이날 소환된 조명예회장의 경우 79세로 고령인데다 의료진을 대기시킨 가운데 조사를 받을 정도로 건강이 악화한 상태라는 점을 감안하면 불구속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양호씨의 경우 포탈액이 673억원에 달해 이미 구속방침이 예견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한편 양호씨가 항공기 구매과정에서 리베이트와 선급금 등 총 4,991억원을 아일랜드 현지법인에 이전했다는 외국환관립법 위반 부분에 대해 아직 「탈세의도」나 「외화도피」목적이 개입됐는지 여부가 가려지지 않은 상태여서 결과에 따라 향후 포탈액이 다소 줄어들 가능성도 있
다. 이진동기자
jayd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