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예 유영진(충북)이 제45회 부산-서울 대역전경주대회(한국일보 일간스포츠 대한육상경기연맹 주최, 한국전력 협찬, 국민체육진흥공단 후원) 3일연속 소구간 1위를 차지하는 저력을 발휘했다. 유영진은 10일 제3구간(대구-김천 74.7㎞) 제1소구간(대구-태전 10.6㎞)에서 30분48초를 기록, 대전의 한덕교(31분26초) 경북의 이선춘(31분29초)을 따돌리고 1위로 골인했다.유영진은 130여명의 건각중 유일하게 3일연속 소구간 1위에 올라 지난해 최우수신인상에 이어 최우수선수상을 바라보게 됐다. 최우수신인상과 최우수선수상을 연거푸 차지하기는 백승도(경북)가 87, 88년 달성한 것이 유일하다.
경기는 이 날도 대구-김천 74.7㎞구간에서 3시간16분42초로 경주-대구구간(77.3㎞)에 이어 이틀 연속 구간 1위를 차지, 중간순위 선두인 충북을 불과 1분20초차로 바짝 따라붙으며 대역전극의 발판을 마련했다. 경기는 87년 우승이후 12년만에 대역전경주 우승에 도전하고 있다.
충북은 3구간서 유영진의 역주로 초반선두를 달리다가 3소구간이후 경기에 밀려 3시간51분28초로 구간 2위를 마크했으나 중간합계 12시간44분30초로 경기(12시간45분50초)를 간발의 차로 따돌리고 1위를 유지했다.
97년까지 6연패(連覇)를 달성한 서울은 3시간52분13초로 전날에 이어 구간 3위를 차지하며 중간합계 12시간49분13초로 점점 1위와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경북은 김민우 김지연 이선춘 등의 활약으로 3시간55분13초를 마크, 중간합계 13시간54초로 3∼6소구간서 부진했던 대전(13시간08분09초)을 크게 따돌리며 4위자리를 되찾았다. 전남 부산 대구는 7∼9위를 달리고 있다. 대회 4일째인 11일에는 구름도 쉬어넘는 지옥코스 추풍령을 지나 대전까지 91.4㎞를 달린다.
김천=정진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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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전스타] 김민우 '경북체면' 살린 차세대 유망주
미남 마라토너 김민우(26·경북·구미시청)가 경북의 체면을 차렸다. 대역전경주대회 3일째까지 경상도지역을 북상하는 동안 경북 부산 등은 한차례도 소구간우승을 하지 못하는 수모를 당했다.
하지만 김민우가 대구-김천(74.7㎞) 제3구간의 신설소구간인 5소구간(약목-구미 10.1㎞)에서 30분06초를 기록, 경기의 박상문을 32초차로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김민우는 『소속팀이 있는 구미만큼은 1위를 빼앗기고 싶지 않았다』며 승부근성을 드러냈다.
경기 광남중때 육상을 시작한 김민우는 수원공고 대구대를 거쳐 코오롱에 입단할 정도로 촉망받던 유망주. 군공백기이후 침체에 빠졌으나 지난해 구미시청 입단뒤 기량을 회복하고 있다.
180㎝ 62㎏의 좋은 체격조건을 갖추고 있는 김민우는 스피드가 빠른 대신 후반 체력저하가 흠. 5차례 마라톤에 도전, 2시간14분대의 기록을 갖고 있고 시드니올림픽 마라톤 출전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구=정진황기자
■[황영조] 내가 겪은 대역전 경주
부산-서울 대역전경주가 낳은 세계적인 마라토너 황영조(29)는 지금도 대회가 시작되면 가슴이 두근거린다. 황영조는 10일 대구-김천구간 중반레이스에서 해설자로 후배들을 격려하며 역전대경주의 감격을 되새겼다.
황영조는 『대역전경주대회를 겪지 않고는 마라토너가 될 수 없을 정도로 이 대회는 가장 좋은 실전』이라고 의의를 설명했다.
중견선수들은 자신의 기량을 테스트하고 신진선수들은 선배들과 기량을 겨루며 근성과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서 대역전경주만한 마라톤대회가 없다는 것이다.
88년 최우수신인상과 90, 93년 최우수선수상을 수상한 황영조는 산맥을 넘고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되는 난코스로 이루어진 대역전경주에서 근성과 패기를 길렀다. 이것이 바르셀로나 올림픽 우승의 밑거름이 됐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더욱이 올림픽 금메달이후 슬럼프에 빠졌던 황영조는 93년 11월 대역전경주에서 5개소구간 우승으로 자신감을 되찾고 여세를 몰아 이듬해 4월 보스턴 마라톤대회에서 한국신기록(2시간8분9초)을 수립했다.
정진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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