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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궁 지킴이] 서울 4대 궁궐, 토요일 무료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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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궁 지킴이] 서울 4대 궁궐, 토요일 무료봉사

입력
1999.11.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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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궁 도우미를 아십니까. 매주 토요일이면 서울시내 4개 궁궐에 나타나는 「우리궁궐 지킴이」. 보기에도 가뿐한 개량한복을 입고 관람객들에게 궁궐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친절하고 자상하게 안내활동을 펼친다. 어느 임금이 어떤 일을 했던 곳인가에 대한 설명은 물론 궁전의 기와 단청, 기둥 등 구석구석에 얽힌 뒷이야기까지 끊이지 않는다. 영어와 일본어도 유창하게 구사, 외국인들에게도 인기가 높다.그간 고궁 안내는 입구에 세워져있는 설명문 정도가 고작. 궁금한 것이 있어도 물어볼 곳이 없어 산보나 하면서 수박 겉 핥기식으로 구경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고궁 도우미들이 등장하면서 관람 방법이 바뀌었다. 토요일 오전 10시, 오후 1시, 2시, 3시 등 4차례에 걸쳐 도우미들이 궁궐 입구에서 기다리다가 관람객을 이끌고 순례를 하기 때문이다. 비용도 전혀 들지 않는다.

현재 활동중인 도우미는 경복궁 23명, 창경궁 18명, 덕수궁 11명, 종묘 14명 등 모두 66명. 문화유산 전문답사단체인 겨레문화답사연합(대표 이혜림)이 펼치는 문화유산 보호사업에 공감해 참여한 자원봉사자들이다. 18세 대학생부터 68세 노인까지 연령층도 다양하다. 도우미중 3분의 2는 가정주부로 아줌마 파워가 막강하다. 교사를 지냈거나 직장생활을 한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 평범한 주부다. 남성도 15명이나 끼어있다. 우리문화에 대한 애착을 갖고 적극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나선 사람들이다.

도우미들은 남들 앞에서 궁궐을 자신있게 소개하기 위해 「배워서 남주자」라는 모토아래 7, 8월 2개월간 70여시간의 집중교육을 받았다. 문화재 전문위원과 대학교수로 구성된 강사진에게서 문화유산의 이해, 문화재 법령, 조선궁궐사 등 이론 수업과 궁궐별로 현장 답사를 하며 실습교육을 받았다. 궁궐에 얽힌 역사수업이 따분하기도 했지만 흥미로운 역사의 이면때문에 새록새록 재미도 있었다. 세번 지각하면 결석 처리, 세번 결석하면 퇴학이라는 엄한 규율 때문에 초기 자원봉사 지원자 110명중에 60%만 무사히 졸업할 수 있었다. 경복궁 지킴이 여인애(47·가정주부)씨는 『공부가 되는 자원봉사를 하고 싶어 지원했다』며 『구석구석 스며있는 선조의 지혜를 배워 자녀들에게도 매우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우리나라가 반만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으나 정작 궁궐의 건물 이름도 이해하지 못해 아이들에게 매우 부끄러웠다는 게 도우미들의 공통된 고백이다. 이들은 내년2월로 예정된 봉사활동기간이 끝나더라도 대부분 도우미 활동을 계속할 예정이다.

-4206선년규기자

ng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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