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대란은 일단 잠수했다. 대우채 환매비율이 80%로 확대된 첫날인 10일 금융시장은 우려했던 환매사태없이 평온한 분위기였다.각 투신·증권사 객장은 이날 가입펀드의 대우채 편입비율이 낮거나 급전을 쓰려는 개인과 법인들로 평소보다 3-4배 많은 환매가 이뤄졌다. 전화상담은 평소의 2-3배로 환매대기자도 상당수에 달했다. 하지만 평소보다 약간 많은 수준이라는 게 투신·증권사들의 설명. 한국투신의 경우 2,000억원(평소 300-400억원), 대투와 현대투신은 1,500억원 가량의 환매가 이뤄져 이날 시장 전체의 환매액은 1조원 미만으로 파악됐다. 8월 환매대책 이후 9일까지의 환매액은 30조8,000억원.
1조원 환매는 당초 예상된 2-3조원에 크게 미달하는 것으로 시장관계자들은 대규모 환매→유동성 부족과 금리폭등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투 관계자는 『환매규모가 우려수준(5,000억원)의 절반도 안되고 창구도 붐비지 않아 대란은 조용히 넘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투신계는 오히려 환매규모가 적을 경우 고객예탁금과 주식형 수익증권으로의 자금유입이 일어나지 않아 증시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또 투신·증권사가 대우채 보장비율을 손실로 떠맡아 비율이 95%가 되기전 일정 환매가 일어나야 부담이 줄 수 있다.
그러나 이날 비록 대규모 환매는 없었지만 정부의 시장안정대책이 불신되거나 자금시장이 동요하면 추후 환매규모는 10조원 이상으로 늘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따라서 대란설은 사라지기보다는 잠수했다는 평이다.
증시관계자들은 어쨌든 대량환매 사태가 빚어지지 않음에 따라 자금시장의 선순환 가능성을 높인다는 측면에서 향후 주식시장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자금흐름의 선순환 전환과 시중 부동자금이 대거 유입될 경우 외국인과 기관의 쌍끌이 장세가 이어지면서 종합주가지수가 조만간 전고점을 돌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태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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