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부산에 이어 9일 오후 수원 장안공원에서 열린 한나라당의 「김대중정권 언론자유 말살 규탄대회」는 당지도부의 「총동원령」에도 불구하고 참석인원(경찰추산 9,000명·한나라당 주장 2만명)은 예상에 다소 못 미쳤다.이날 대회에는 소속의원 100여명이 대거 참석하고 이신범(李信範)의원 등 13명의 연사가 차례로 연단에 올라 「언론대책」 문건 파문과 인천 화재참사, 「맹물전투기」 추락사건, 임창열(林昌烈)경기지사 도정복귀 문제 등을 집중적으로 성토했다. 그러나 김윤환(金潤煥) 이한동(李漢東)의원 등은 부산대회에 이어 또다시 불참했다.
오후 3시15분께 이회창(李會昌)총재가 연단에 나타나 인사하자 곳곳에서 『이회창』연호가 터져나오면서 대회열기가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이총재는 『현정권은 진실을 덮기 위해 거짓을 동원하는 악순환을 되풀이하고 있다』면서 『국정이 혼란과 위기로 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언론장악 의혹을 규명할 수 있는 국정조사를 수용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어 등단한 김홍신(金洪信)의원은 『집권하자마자 「이회창죽이기」에 열을 올렸던 이 정권은 이제 「정형근죽이기」, 「이신범죽이기」에 나서고 있다』면서 현정권의 야당탄압을 부각시켰다. 또 이신범의원은 『만약 정의원과 나를 잡아간다면 재판이 끝나기도 전에 이 정권이 망하고 말 것』이라고 경고한뒤 『청와대가 언론장악 음모의 진상을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규택(李奎澤)의원도 정형근(鄭亨根)의원에 대한 여권의 고발을 빗대 『조금만 마음에 들지 않으면 고소·고발하는 이 정권은 112정권』이라고 몰아붙였다.
규탄대회를 마친 뒤 이총재 등 당지도부와 참석자들은 장안문에서 남문을 거쳐 경기도청까지 이르는 1.6㎞ 구간을 30여분간 가두행진을 벌이며 지지를 호소했다.
한편 집회전날 수원 시내 곳곳에 수원애국시민회 등의 명의로 집회반대 내용의 플래카드가 내걸리자 당지도부는 이를 여권의 방해공작으로 규정, 수원시에 철거를 요청하는 등 신경을 곤두세웠다.
수원=최성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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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천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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