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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정권의 열등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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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정권의 열등의식

입력
1999.11.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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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인사들로부터 『우리는 소수정권이니까…』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이 말에는 야당이 계속 강공으로 몰아 붙이고, 언론등이 비판적 입장을 취하는 이유가 DJ정권의 지지기반이 상대적으로 약하기 때문이라는 뉘앙스가 담겨 있다. 옷로비 의혹사건때도 그랬고, 언론대책 문건이 터진 지금 특히 이 말을 자주 듣는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대통령중심제하에서 정권에 「소수」 「다수」라는 수식어는 없다는 점이다. 무조건 다수 정권이다.■대통령 선거는 완승완패(All or Nothing)의 정권게임이나 같다. 선거에서 이긴 편은 「정권의 전부」를 쥐게 된다. 그것 또한 국민의 선택이다. 따라서 특정지역이 아닌, 나라 전체가 자연스럽게 당대 정권의 지지기반이 되는 셈이다. 미국이 그 좋은 예다. 미국에선 대통령의 지지기반이나 출신지역의 크고 작음이 정권기반과 하등 상관이 없다. 클린턴대통령은 비교적 작은 아칸소주 출신이지만 중임하고 있다. 미국에 소수정권이라는 말은 애시당초 없다.

■정권은 지지기반의 크기 보다, 정통성 또는 정당성에 오히려 의미를 둬야 한다. 정권의 정통성 측면에서는 DJ정권이 역대 어느 정권보다 우월하다. 헌정사상 처음으로 수평적 정권교체를 이뤄낸 정권이다. 이런 면에서 DJ정권 사람들은 좀더 당당할 필요가 있다. 같은 맥락에서 DJ도 지지도 추이나 지역 여론동향에 크게 신경을 쓸 필요가 없다고 본다. 지역기반 약하다고 대통령 권한이 약화할 이유는 없다. 임기가 짧아지는 것도 아니다.

■여권은 정권의 지지기반 확대 보다는 어떻게 하면 DJ를 역사에 훌륭한 대통령으로 남게 할 것인가를 놓고 심사숙고하는 편이 낫다. 당대에서의 지지도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YS정권이 그걸 말해 준다. 정권 지지도 추이에 일희일비 하거나, 야당이 정권에 대해 욕 좀 한다고 버럭 화를 낼 이유도 없다. 언론이 잘 대해주지 않는다고 고깝게 생각 할 이유도 없다. DJ정권 사람들은 지지기반 열등의식에서 하루빨리 벗어나야 한다. 무엇을 걱정하는가.

/이종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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