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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은하간 충돌 병합 통해 새은하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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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은하간 충돌 병합 통해 새은하 탄생

입력
1999.11.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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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은하(銀河)는 언제 어떻게 생겨났을까. 태양이 은하계에 속하는 하나의 별이라는 사실이 밝혀진 것은 금세기 초에 불과하다. 아직도 그 정체가 완전히 밝혀졌다고 보기 어렵다. 은하는 미립자와 가스등 성간물질이 밀집한 상태에서 밀도의 요동이 있으면 중력작용으로 뭉치며 형성된다. 은하는 수천억개가 넘는 별과 가스구름으로 이뤄져 있고 그러한 은하들이 1,000억개이상 모인 것이 바로 우주이다. 우리 은하는 반지름 5만광년 크기의 원반모양을 하고 있다.그러나 은하의 형성과정에 대해서는 은하 전체가 하나로 생겨났다는 에겐-린든벨-샌디지(ELS)이론과 작은 은하들이 합쳐졌다는 병합(Merging)이론이 팽팽히 맞서 있다. 70년대 말 툼니라는 천문학자가 처음 병합이론을 내놓았을 때 천문학자들은 콧방귀를 뀌었지만 90년대 들어 은하 충돌과 병합의 증거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은하형성의 비밀을 푸는 중요한 열쇠는 별들의 집단, 즉 성단(星團)이다. 성단은 별들이 수백~수십만개 모여있는 공모양의 별무리. 구상(球狀)성단은 우리 은하에서 가장 밝고 오래된 천체여서 가장 먼저 생겨났으리라는 가정을 할 수 있다. 외계의 구상성단 중엔 우리 우주의 나이보다 많은 170억살이나 된 것도 있어 우주론의 핵심인 나이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반면 태어난 지 얼마 안된 산개(散開)성단은 우리 은하가 처음 형성된 뒤 별들이 폭발-성간물질-별로 계속 순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최근 우리 천문학자들이 성단에 대한 중요한 사실을 밝혀내면서 은하의 비밀을 밝혀내는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우리 은하의 중심에서 미국 우주망원경연구소 돈 파이거와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박사과정 김성수(30)씨등은 허블우주망원경의 근적외선카메라(NICMOS)로 새로 2개의 성단을 관측, 「천체물리학 저널(Astrophysical Journal)」10일자에 발표한다. 은하핵에서 100광년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아치성단과 다섯쌍둥이성단은 각각 나이가 200만년, 400만년으로 사람으로 치면 갓난아기에 해당하는 신생 성단이다.

태양보다 200배나 무거운 별들을 포함, 태양질량의 1만~6,000배로 밀도가 높고 갓 태어난 성단이 은하중심부에 있다는 사실은 매우 중요하다. 김성수씨는 『은하 중심부는 중력과 자기장이 매우 세서 별이 탄생하기 어렵지만 성운의 충돌과 같은 격렬한 반응이 있으면 별이 형성되고 결과적으로 크고 밀도가 높은 성단이 된다』며 『은하핵이 은하의 일생동안 계속 별을 형성시키는 탄생지라는 것을 밝혀준다』고 의미를 설명했다.

■우리은하의 외곽에서 원반모양을 한 우리 은하의 외곽에는 수직방향에 별들, 특히 구상성단이 많이 분포한다.(그래픽참조) ELS이론은 이 외곽의 별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못한다. 연세대 이영욱(천문학과)교수팀이 「네이처」 4일자에 센타우루스자리 오메가천체는 우리은하와 충돌한 외부은하의 잔재라는 것을 밝힘으로써 은하 외곽의 형성을 밝히는 근거를 제시했다.

왜소은하가 우리 은하에 충돌하면 기조력에 의해 왜소은하의 바깥쪽 별들은 우리 은하 안으로 흩어지고 밀도가 높은 은하핵만 남아 성단처럼 보인다. 은하를 「잡아먹는(飽食)」 과정이다.

병합이론은 우리은하 자체가 왜소은하의 포식·병합에 의해 생성됐다고 말한다. 90년대 이후 허블우주망원경은 외부 은하들이 충돌하고 있는 것을 빈번히 관측했고 특히 거대한 은하일수록 충돌한 증거가 많다.

■우리은하 밖에서 시선을 은하 밖으로 옮겨보자. 우리 은하도 이웃한 다른 은하와 충돌해 더 큰 은하가 될 가능성이 높다. 서울대 이명균(천문학과)교수는 『우리 은하는 70억년 뒤쯤 안드로메다은하와 충돌, 거대한 타원은하로 바뀌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안드로메다는 우리 은하와 가장 가깝고(거리 200만광년) 크기가 비슷하며(지름 10만광년) 공통중심의 둘레를 돌면서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 이같이 비슷한 크기의 은하끼리 충돌은 합병이다. 우리 은하와 안드로메다은하가 합병하면 거대 타원은하로 모양이 바뀌게 된다.

김희원기자

hee@hk.co.kr

■별의 일생

별은 가스와 먼지로부터 생긴다. 이 성간물질이 주위 물질을 끌어당겨 중심핵을 형성하고 자체중력에 의해 수축을 계속한다. 중력수축으로 내부온도가 수백만도로 올라가고 밀도는 계속 높아진다. 일정정도 수축돼 안정적으로 수소연소를 시작하면 별은 빛을 내는 주계열별에 접어든다. 별은 대부분의 일생을 주계열별로 지내다가 수소가 떨어지면 헬륨을 연소시켜 매우 밝은 빛을 낸다. 주계열을 떠나 적색거성이 되는 것이다. 별 일생의 후기단계는 별의 질량에 따라 약간씩 다르다. 태양 질량의 5배 이상 되는 별은 초신성폭발같은 격렬한 붕괴를 맞는다. 태양질량의 8배 이상되는 별이 폭발한 후 남은 중심핵이 태양질량의 1.4-2배이면 매우 밀도가 높은 중성자별이 된다. 남은 중심핵이 태양질량의 2배가 넘으면 블랙홀이 된다. 태양질량의 1.4배 이하인 별은 중심핵만 남아 백색왜성이 된다.

■[은하 암흑물질] 은하형성 비밀푸는 열쇠

밝게 빛나는 은하를 이해하려면 은하의 어두움을 파헤쳐야 한다. 어둠에 묻힌 암흑물질이 은하형성의 비밀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우리 은하의 질량을 재보면 별과 성간물질만으론 모자라는 부분이 있다. 이 「잃어버린 질량」은 큰 은하일수록 이 비율이 높아 우주 전체로 보면 90%나 된다. 보이진 않아도 질량이 있는 물질이 있어야 한다는 뜻인데 이것이 암흑물질이다. 학자들은 암흑물질의 후보로 우주형성기 생긴 블랙홀, 죽은 별, 중성미자나 액시온같은 소립자를 꼽고 있다.

암흑물질의 정체가 밝혀지면 은하형성과정도 보다 명확해질 수 있다. 중성미자처럼 빠른 운동을 하는 「뜨거운 암흑물질」은 작은 양으로는 은하를 형성하기 어려워 거대한 은하를 만든다. 액시온처럼 운동하지 않는 「차가운 암흑물질」은 작은 은하를 먼저 만들어 큰 은하로 합쳐진다. 한때 물리학자들은 뜨거운 암흑물질론을 옹호했으나 천문학적 증거에 따라 「차가운 암흑물질」이 유력해졌다. 고등과학원 김정욱원장은 『가장 유력한 암흑물질 후보 중 하나로 뉴트랄리노(중성미자의 초대칭입자)가 꼽히며 유럽공동가속기연구소의 강입자충돌실험에서 발견될 지 모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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