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냐 호재냐』독점 예비판정을 받은 마이크로소프트(MS)사의 진로가 안개 속을 걷고 있는 가운데 주변의 이해득실 계산도 한창이다. MS의 소액 주주들은 주식 처분을, 경쟁업체들은 시장전략의 수정을 놓고 각각 고민중이다. MS 역시 정부와 화해냐, 지속적인 투쟁이냐를 놓고 저울질하고 있다.
그러나 MS는 일단 그리 호락호락한 존재가 아님을 드러냈다. 독점 예비판정이후 처음으로 열린 8일의 뉴욕 증시에서 MS 주가는 한때 7.9%까지 떨어졌으나 장후반 매수세가 살아나면서 1.625달러(1.8%) 하락한 89.9375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5일 독점 판정직후 시간외 거래에서 기록한 87달러보다 오히려 오른 것이다. 이때문에 MS 주식을 두고 「방탄(Bullet-proof) 주식」이라는 말도 나왔다.
이로 인해 첨단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장초반 33포인트까지 떨어졌으나 결국 41.68포인트(1.34%) 오른 3,143.97포인트로 마감, 7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다우존스 공업평균 지수도 MS의 주가하락폭이 줄어들면서 상승세로 반전, 전장보다 14.37포인트(0.13%) 오른 10,718.85로 거래를 마쳤다.
MS 주가가 당초 우려와 달리 소폭 하락에 그친 것은 이번 소송이 1년이상 끌어오면서 이미 주가에 반영됐고 최종판결까지는 수년이 걸린다는 점을 들어 전문가들이 매수를 권고했기때문이다. 특히 MS가 기업분할(breakup) 명령을 받게 되더라도 투자자에게는 이득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매수를 부추켰다. 블룸버그 통신은 『74년 독점금지법 소송으로 지역전화 사업부분이 7개사(베이비 벨스)로 떨어져나간 AT&T의 주주들은 베이비 벨스 주식을 받았고 이들 주식은 1,500%이상 폭등했다』고 전했다.
관심을 끈 것은 MS의 경쟁업체의 주가가 큰 폭으로 뛰었다는 점이다. MS윈도에 맞서 「리눅스」를 공급하고 있는 레드햇은 이날 21.02%의 상승률을 기록했고 유닉스(Unix)시스템과 자바 프로그램을 내고 있는 선마이크로시스템스도 장중 한때 역대 최고치(118.75달러)를 기록하는 강세를 보였다.
한편 MS 처리와 관련, 시사 주간지 타임(15일자)은 분할, 사업부문별 분할(spinoff), 소스코드 공개, 윈도판매가격 통일 등의 해법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번 소송은 2002년까지 갈 수 있으며 이 과정에서 컴퓨터업계는 지각변동을 할 것이라는게 파이낸셜타임스의 전망이다.
정희경기자
hkju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