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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희-손숙] 연륜만큼 깊은 울림의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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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희-손숙] 연륜만큼 깊은 울림의 연기

입력
1999.11.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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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들의 듬직한 무대는 언제나 희망으로 살아 있다. 한국 연극계의 산증인 장민호와 백성희에 오태석 연출, 다시 위기의 벼랑 끝으로 스스로를 던진 손숙에 임영웅 연출. 「운상각」과 「그 여자」로 연극은 이래야 함을 입증한다.『「운상각」이 비로소 나이에 맞는 옷을 입은거죠』 87년 공연 당시 한명구 등 젊은 배우 중심으로 만들어져, 왠지 어색했던 초연 무대를 가리키는 오씨의 말이다.

「운상각」은 의지와는 관계없이 꼬여버린 시간이 한참 지난 뒤, 살아남은 자들을 엄습하는 아픔에 대한 이야기다. 40년전 전쟁의 아수라장으로 가족들과 생이별한 해남댁과 구서방이 주인공. 실종신고를 냈던 사람이 살아 왔다.

충남해안지방 어투에 대나무숲과 맷돌 등 한국적 토착 정서를 주조로 했지만, 오씨는 또 한 번 허를 찌른다. 전체적 배경은 백색과 갈색만으로 현대적 단순미를 살린 무대다. 여기에 테크노 음악, 모형 포크레인 등은 극의 빠른 속도감과 어울린다.

또 하나의 화제는 배우와 배역의 나이가 맞아 떨어진다는 점. 76세의 백성희가 78세의 해남댁을, 77세의 장민호는 73세의 구서방을 연기한다. 『연기라기 보다는 회한의 시간을 통해 극중 인물과 만나는 작업』이라고 오씨는 말한다. 그는 또 『해남댁이 모친의 모습이라면, 대전시 수도국장으로 나오는 최상철은 나의 옛 모습』이라고 말했다. 12-21일 국립극장소극장, 월-금 오후 7시, 토·일 오후 4·7시. (02)2247-1151-8

돌아 온 손숙(55). 95년 「위기의 여자」였다, 이번에 「그 여자」로 팬들에게 건재를 알린다. 더우기 모노 드라마다. 시몬느 보브와르의 원작을 역자 오증자씨가 각색한 것. 남편의 늦바람에 방황하던 모니크가 이제는 자신을 에워싸는 지독한 소외감과 대결한다는 구도다. 산울림표 연극의 대명사인 이 작품이 모노드라마로 연기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 임영웅 연출.

그는 정말 위기의 여자였다. 『이 사회가 얼마나 남성중심적 편견으로 가득 찼는가를, 언론의 횡포를 뼈저리게 느꼈어요』 그래서 이번 위기의 여인은 손숙을 만나, 자기의 뚜렷한 생각 아래 상황을 리드해 가는 강한 여인으로 거듭난다.

이번 연극에서는 17일부터 매주 수요일 오후 3시 공연 뒤 손씨와 친분을 맺어 온 사람들을 게스트로 해, 작품에 대한 토론의 시간을 마련했다. 김승현, 손석희, 정미홍씨 등 모두 10명이 게스트.

그는 지금 SBS 라디오 「아름다운 세상」을 매일 오전 9시부터 2시간 동안 방송중이다. 이번 작품 연습은 40일 전부터 시작했다. 16일-2000년 1월 23일산울림. 화·목·일 오후 3시, 수·금·토 오후 3·7시. (02)334-5915

장병욱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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