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인현동 호프집화재사건을 수사중인 인천지방경찰청은 9일 직원들에게 업소들의 불법영업을 단속하지 못하게 압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이세영(李世英)인천중구청장을 재소환, 조사했다. 경찰은 이청장을 직권남용혐의로 사법처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경찰은 또 지난 4일 직위해제된 전 인천중부경찰서장 박윤주(朴玧洲)씨를 소환, 112신고 업소에 대한 단속 업무를 소홀히 한 점 등에 대해 조사했다.
경찰은 화재원인과 관련, 이날 중간수사결과 발표를 통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1차 감식결과 이번 화재는 호프집 지하 노래방 아르바이트생 임모(14·구속)군과 김모(17·사망)군이 시너와 석유의 인화성 시험을 위해 1회용 라이터로 장난을 하다 불을 낸 것으로 판명됐다』고 밝혔다.
임군은 경찰에서 『전기 스파크에 의해 불이 났다』는 당초 진술을 번복, 『김군과 함께 청소를 하던중 노래방 11번 방 입구에서 소줏잔 한잔 정도의 시너를 바닥에 뿌리고 라이터로 불을 붙이는 순간 불이 번졌다』고 말했다.
경찰은 또 이날 「라이브Ⅱ카페」의 실제 주인 정성갑(鄭成甲·34·구속)씨 소유의 건물 일부를 무상임대한 인천시청 보건위생과 전장열(42·6급)씨에 대해 뇌물수수 등 혐의로, 정씨의 청탁을 받고 허위 수사보고를 한 인천중부서 강력1반장 박정진(43)경위 등 경찰관 3명에 대해 직무유기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이번 사건과 관련돼 소환조사를 했거나 조사중인 관련공무원은 경찰관 28명, 시·구청직원 17명, 소방공무원 6명 등 모두 51명이며 이중 8명을 구속, 36명을 불구속처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경찰의 수사는 대부분 하위직에 치우친데다 정씨 진술에만 의존해 화재의 간접원인인 공무원과 업소간의 검은 유착비리를 철저히 밝혀내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한편 인천지검은 이번 사건을 10일부터 송치받아 재수사를 할 방침이다.
송원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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