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나와 같은 여성이고 어머니이며 공인(公人)이기에 더욱 안타까웠습니다. 당신의 성고백은 너무 튄 것이었기에 세간의 흥미만을 자극했을 뿐, 공인으로서 좀더 신중하게 성담론을 이끌어갔어야 했습니다』(구성애)『당신은 지나치게 신중하고 점진적인 개선의 틀만을 고집하고 강요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요. 다양한 삶의 모습을 인정함으로써 남녀 구분없이 우리 모두의 진실한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을 뿐입니다』(서갑숙)
성체험 고백서 「나도 때론 포르노그라피의 주인공이고 싶다」를 펴내 세간의 논란을 낳았던 탤런트 서갑숙(徐甲淑·38)씨와 성교육전문가 구성애(具聖愛·44)씨가 언론을 통해 서신을 교환하며 「성담론」에 재차 불을 지폈다.
논쟁의 발단은 구씨가 주간 「내일신문」 3일자를 통해 「서갑숙씨에게 보내는 편지」를 띄운 것. 구씨는 『제목부터 도발적인 성고백은 우리사회에 진심어린 성담론으로 다가간 것이 아니라, 스스로 성의 대상화를 자초해 흥미거리만으로 남게 됐다』고 비판했다. 구씨는 또 『서씨의 삶은 눈물과 아픔, 그리고 가족에 대한 사랑이 담겨있기에 결코 「포르노」일 수 없다』며 『가부장제하에 억눌린 여성의 성해방을 위해선 좀더 진지하고 신중한 표현을 통해 자신의 의지와 감정을 전했어야 했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러자 서씨는 8일자 문화일보에 「구성애씨에게 보내는 편지」를 게재했다. 서씨는 『지향하는 삶의 목표가 같다 할지라도 그것을 이루는 방식은 각자의 삶의 모습만큼이나 다양하다』며 『「이성적 사유」가 삶의 기준인 사람이 있는 반면 「감성과 직관」에 의존하는 사람도 있는 법』이라고 반박했다. 서씨는 또 『여성의 성해방을 위해 책을 쓴 것은 아니었으며 더욱이 성억압에서 남성과 여성의 구별은 무의미하다』며 『나 개인에 대한 억압에 대해, 나아가 남녀를 구분하지 않고 진실한 사랑에 대해 이야기해보고 싶어 책을 썼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주훈기자
jun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