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과 왕정치. 아시아를 대표하는 홈런왕이 선수와 감독으로 9일 후쿠오카돔에서 만난다. 한국은 이승엽을 앞세워 99한·일슈퍼게임 2연패(連敗)의 부진을 씻고 첫 승 사냥에 나선다. 왕정치는 감독으로 일본선발팀을 이끈다.대선배이자 홈런타자로서 우상과 같은 존재였던 왕정치감독 앞에서 경기를 펼쳐야 하는 이승엽의 각오는 남다르다. 올해 54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불과 한개차로 왕정치감독이 세운 아시아신기록에 못미쳤지만 콧대 높은 일본프로야구의 전설로 떠받드는 왕감독과의 첫 그라운드대결이기 때문이다.
이승엽은 3차전에 앞서 『왕감독에게서 배운다는 자세로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아쉽게도 이승엽의 컨디션은 좋은 편은 아니다. 올시즌 강행군에다 MVP시상식, 광고촬영, 대표팀 합훈훈련 등 쉴틈 없는 스케줄로 체력이 떨어져 있다. 슈퍼게임 1, 2차전 성적도 8타수 1안타로 아주 부진하다. 물흐르는 듯한 스윙자세를 잃었고 타이밍도 맞추지 못한다.
1차전서 4타수 무안타에 그쳤던 이승엽이 그나마 2차전서 한개의 안타를 뽑아내는 등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다행이다. 시드니올림픽 예선전서 줄곧 부진하다 대만전에서 역전홈런을 터뜨린 것처럼 슈퍼게임에서도 「한방」을 반드시 보여주겠다고 이승엽은 다짐하고 있다. 이승엽은 9일 경기에 앞서 오후3시 후쿠오카돔에서 일본 NHK주최로 왕정치감독과 합동기자회견을 갖는다.
후쿠오카(일본)=박원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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