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7, 8일 잇따라 중앙일보 문일현(文日鉉)기자와 여권인사와의 통화 내역을 공개, 『국민회의-청와대-문일현기자로 이어지는 삼각 커넥션 의혹을 규명해야 한다』며 대대적인 공세를 계속했다. 9일 수원에서 열리는 제2차 장외 규탄대회를 앞두고 전선을 최대한 넓히려는 전술적 판단인 듯 하다. 수원대회는 지역 정서에 기댔던 부산집회와는 다른 만큼 앞으로의 대여 공세의 강도를 판가름하는 잣대가 되기 때문이다.현재 한나라당이 이신범(李信範)의원의 입을 통해 밝힌 내용은 문기자가 사용한 휴대폰 통화 내역뿐이다. 따라서 이것만으로는 문기자가 여권 핵심인사들과 「언론대책」문건에 대해 논의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8일 공개된 통화 내역을 보면 문기자는 국민회의 한화갑(韓和甲)총장, 김옥두(金玉斗)총재비서실장, 이기호(李起浩)청와대경제수석과 19일 오후 2시7분에서 오후 2시22분사이에 각각 통화했다. 전화를 하는 참에 친분이 있는 여러 인사들에게 안부를 전한 것일 가능성이 높고, 또 통화시간이 아주 짧아 직접통화를 하지 못한 채 메모만 전한 전화였을 수도 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19일」이라는 날짜에 주목한다. 이날은 중앙일보 홍석현(洪錫炫)사장이 기소된 다음날인데다 『정형근(鄭亨根)의원이 문건을 폭로할 예정』이라는 기사가 처음으로 보도된 것도 전날인 18일이었다. 장광근(張光根)부대변인은 『10월19일이라는 미묘한 시기에 문기자가 왜 여권내 핵심인사들과 집중통화를 했는지 알고 싶다』며 의혹을 부풀렸다.
한나라당은 이틀 동안 공개된 내용을 제외하고도 상당량의 자료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의원은 『중간에 빠진 것이 있지만 올1월부터 10월1일까지의 통화내역을 확보했다』며 『문건 작성 시점인 6월을 전후한 통화내역도 있다』고 밝혔다. 추가 공개여부에 대해서는 『당 지도부가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는데 이는 확인작업에 시간이 필요한 탓도 있지만 일발장타보다는 연속단타가 지속적인 이슈화에 더 낫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최성욱기자
feelchoi@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