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장비생산업체인 LG정보통신은 최근 「전자메일」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사내 정보를 외부로 유출하는 전자메일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것. 이 회사 전략팀은 발신 메일중 10메가를 넘거나, 약간만 우려되는 내용이 있어도 주컴퓨터에 즉시 저장, 정밀확인작업을 벌인다.LG정보통신이 전자메일과의 전쟁을 선포한 것은 지난 6월 김모과장이 전자메일을 이용, 차세대 핵심기술이 초고속교환장비(ATM)관련자료를 벤처기업인 S사로 유출하다 국가정보원에 적발됐기 때문이다.
세계적 반도체생산업체인 삼성전자의 기흥공장도 마찬가지. 이 곳에는 자체 업무용 프로그램에 대외비및 기밀자료의 외부유출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기능을 삽입했다. 또한 직원들의 모든 전자메일을 일일이 모니터링하는 메일검색 소프트웨어를 설치, 이중의 방어벽을 구축해놓고 있다. 삼성전자 보안관계자는 『메일을 이용해 각종 설계도면과 제안서, 기술자료를 손쉽게 보낼 수 있기 때문에 외부로 나가는 전자메일을 통제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자메일을 이용한 회사내 정보유출이 위험수위를 넘으면서 산업계에 전자메일 비상이 걸렸다. 인터넷은 기업활동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핵심수단이 됐지만 전자메일을 이용, 설계도면, 각종 사업제안서 등을 단 몇 초만에 외부로 보낼 수 있다는 점때문에 기업들이 전자메일감시(監視)에 총력전을 쏟는 것.
이러한 현상은 자동차 반도체 가전 정보통신 인터넷 등 국내 전산업계에서 공통된 현상. 「퇴사전에 한건하자」는 심리가 팽배한 퇴직자나 분사를 앞둔 직원, 인사불만자, 용역업체직원 등의 전자메일니 특별관리대상이다.
LG정보통신 이상만부장은 『해커보다는 내부직원에 의한 정보유출이 심각한 것은 세계적 추세』라며 『메일사이즈별, 주소별, 시간대별로 집중 모니터링을 하거나 특이한 패턴이 등장할 경우 집중 검색한다』고 말했다.
한국정보보호센터 이철수원장은 『개인 사생활침해논란에도 불구하고 기업자산인 정보의 유출을 막기위해 전자메일에 대한 모니터링및 차단은 더욱 확산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광일기자
goldpar@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