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안산에 있는 현대및 기아자동차 협력업체 태양금속의 한우삼(韓佑三)사장. 그의 하루일과는 서울 대치동 포철본사와 산업자원부를 찾아 「읍소」하는 일부터 시작한다. 포철에서 냉간압조용(CHQ) 선재류를 공급받아 볼트 너트류를 생산, 자동차업체에 납품하는 한사장은 요즘 소재가 턱없이 부족해 지난달 생산라인을 한때 스톱시켜야 했을 정도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경기가 급속히 호전되면서 자동차 조선 전자 전기 정보통신 등 주요핵심업종의 부품공급부족이 심화하면서 제품생산에 차질을 빚는 업체가 늘고 있다.
자동차부품업계의 경우 볼트와 선재류용 원자재인 선재류의 품귀가 극심하다. 산자부에 따르면 CHQ 선재류의 수요는 지난해보다 60% 증가한 68만톤에 달하지만 포철과 동부제강 등이 공급하는 물량은 60만톤에 불과, 8만톤이상 부족한 실정. 이로 인해 볼트 너트류업계는 독점공기업인 포철에 물량확대를 촉구하고 있지만 이를 외면하고 있다며 강한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조선에 사용하는 후판을 생산하는 철강업계도 원자재인 슬래브가 절대부족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포철만이 독점생산하고 있고, 동국제강 등 나머지 업체는 수요량의 90%인 270만톤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지만 전세계적인 공급부족으로 가격이 급등한 때문이다. 수입관세율마저 상반기의 1%에서 최근 3%로 크게 올라 「삼중고」를 겪고 있다.
현대·기아·대우 등 자동차업계는 올들어 예상밖의 판매호조로 열연강판및 아연도금강판, 유기피막강판의 수요가 지난해에 비해 1.5배이상 증가했지만 공급물량이 부족해 일부차종 생산에 애를 먹고 있다. 이같은 공급부족은 포철등 철강업계가 지난해 경제위기 영향으로 생산물량을 크게 줄인데 따른 것.
한편 컴퓨터업계도 반도체품귀로 내년이후 생산에 상당한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으며, 휴대폰업계는 핵심부품인 다층회로기판 등의 공급이 달리면서 삼성전기 등 생산업체에게 증설투자비용을 지원하겠다는 조건을 내거는 등 소재확보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의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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