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는 대학간 제휴·합병으로 대학 사이의 벽이 허물어지고 있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최근 국립대학들인 히토쓰바시(一橋)·도쿄공업·도쿄외국어·도쿄의과치과·도쿄예술대등 5개 대학이 교양과정을 공동 운영하고 편입학을 서로 허용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5대학 연합」을 발족시키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학점 교환제를 실시하고 있는 사립대는 있으나 대학 연합 계획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학 재편(再編)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특색있는 학부를 가진 이들 대학이 각자 독립성을 유지하면서 종합대의 기능을 공유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 계획이 실현되면 오페라를 전공하고 있는 도쿄예술대 학생이 도쿄외대에서 이탈리아어를 배울 수 있고, 인문·사회과학을 전공하는 학생이 의대로 진로를 바꾸는데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 또 학문영역이 광범위한 금융공학, 생명과학, 의료경제학, 지역연구등의 분야에서는 각 대학의 전문성을 토대로 공동연구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것이다.
■『확실히 대학들은 지난 10년동안 개혁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개혁이 어느 정도 성과를 올렸는지에 대해서는 의심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그 최대 이유는 개혁의 상당 부분이 문부성의 정책유도에 의한 「위로부터의 개혁」이었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5대학 연합구상의 최대 특징은 학장들의 개인적인 논의가 출발점이라는데 있다. 「현장으로부터의 대학 개혁」이라는 점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5개대 연합」에 대해 이같이 해설했다.
■우리 대학들은 어떤가. 국내 최고라는 서울대는 연구실적 기준으로 세계 100위권에 들지 못한다. 학문연구와 교육역량은 아시아에서도 일본 홍콩 대만등의 대학에 뒤진다는 발표가 있었다. 우리도 대학 개혁을 외치고 있지만 BK21 등으로 혼란만을 더하고 있을 뿐이다. IMF체제로 4대 부문 개혁이 진행중에 있다. 이제는 본격적인 대학 개혁에 눈을 돌려야 할 때다. 그리고 그것은 거창한 작업이 아니라 「현장의 소리」를 중시하는 데서부터 시작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이상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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