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문건」 공방을 관망해온 자민련이 중재자역을 자임하고 나섰다. 국민회의와 한나라당이 총선을 앞둔 기싸움에서 밀리지 않으려는듯 계속 극단적 대치를 하고 있어서 누군가 싸움을 말려줘야 한다는 판단때문이다. 자민련은 8일 한영수(韓英洙)부총재 주재로 간부회의를 열고 「언론문건」정국 대처 방안을 논의, 「자민련은 공동여당이면서도 독립적인 제3당이므로 시국수습을 위한 조정자로 나서자」고 결정했다.간부회의에서 국회 정상화 협상의 전권을 부여받은 이긍규(李肯珪)총무는 기자들과 만나 『한나라당은 장외집회를 중지하고 국회로 들어와야 한다, 국민회의도 문건 문제의 직접 당사자가 아닌 이회창총재에게 사과를 요구할 필요는 없다』며 양측의 양보를 주문했다. 이총무는 이어 『정치개혁입법을 위한 3당 3역회의도 제의하고 문건사건 국정조사의 쟁점에 대해서도 절충안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 여당은 이날 총장회담에서 문건공방 공동대처를 다짐했지만 국민회의가 제의한 양당 합총의총 개최를 자민련이 즉각 수용하지 않은 것도 이같은 전략과 무관치 않다. 자민련은 문건 공방이 장기화할 경우 정치권의 위상이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에 중재자로 나섰지만 실제 쓸 수 있는 카드가 그리 많지 않다는 점은 인정하고 있다.
김광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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