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금융기관들은 지난 2년간 극적인 변화를 겪었지만 또다른 충격을 견뎌낼 수 있을 만큼 충분한 개혁이 이뤄지지는 않았다고 미국의 신용평가 회사인 무디스가 6일 지적했다.무디스는 「한국 금융기관 전망」 이란 제목의 보고서에서 한국의 은행들이 국가신용등급 상승에 따라 신용등급이 오르기는 했으나 일반은행의 재무건전도는 「매우 약한」 수준인 E∼E+로 여전히 취약한 상태에 있다고 밝혔다. 한국 금융기관의 평균 재무 건전도는 평가대상 46개국 중 43위로 필리핀이나 말레이시아, 멕시코에도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디스는 보고서에서 『한국정부의 개혁의지가 정재계의 내부 세력으로부터 도전을 받고 있다』 며 『금융부문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정부의 자원이 심각하게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 고 밝혔다. 또 한국정부가 금융 구조조정을 위해 64조원의 공적자금을 조성했으나 이는 금융권 전체 여신의 10분의 1에 불과한 수준으로 은행의 재무건전도를 높이는 데는 불충분하다고 지적하고 금융부문에 대한 외국의 참여폭이 확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이어 보험과 증권, 투자신탁 등 비은행 금융부문도 구조조정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재벌들이 비은행권 장악을 통해 은행여신을 우회하고 있는 점을 들어 『한국정부가 기업구조조정 의지는 있는 지 모르나 개혁집행은 극도로 어려운 것으로 드러났다』 고 밝혔다.
/뉴욕=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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