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만 사건」의 재판 도중 한국에서 행적을 감추었던 재일동포 허영중(許永中·52)씨가 5일밤 도피 760일만에 도쿄(東京)의 한 호텔에서 경찰에 붙잡혀 6일 오사카(大阪) 구치소에 수감됐다. 경찰은 미나토(港)구 오다이바의 「호텔 그랑 파시픽 메리디안」에 허씨가 김미사코(金美佐子·38)씨와 함께 묵고 있다는 익명의 제보를 받고 잠복중 외출했다 호텔로 돌아오는 허씨를 붙잡았으며 김씨도 범인은닉 혐의로 구속했다.허씨는 재판 도중인 97년 9월 처가의 경조사를 이유로 출국허가를 얻어 한국으로 건너갔으며 일본 귀국 직전 서울의 한 병원에 입원했다가 행적을 감춘 바 있다. 「이토만 사건」은 오사카(大阪)의 중견상사 「이토만」에서 모두 3,000억엔에 달하는 자금이 불법으로 유출된 사건이다. 허씨는 시중 가격의 2-3배로 그림과 골프장을 사들인 이 사건의 핵심 과정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허씨와 함께 기소된 「이토만」의 사장(75)과 상무(54)은 9월 오사카지법의 1심 판결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항소중이다.
재일동포 2세로 부동산관리회사 대표인 허씨는 한때 오사카와 부산을 잇는 「국제페리」 등 64개 관련회사를 이끌었다. 한일 양국의 정·관계에 두터운 인맥을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폭력단 관련설이 끊이지않는 등 오랫동안 오사카 지역에서는 「어둠속의 실력자」로 불려 왔다.
도쿄=황영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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