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의 훈 센 총리가 지난 7월 피살된 미모의 영화배우와 관계를 맺었다는 스캔들로 인해 캄보디아가 떠들썩하다. 더욱이 남편이 여배우와 사랑에 빠진 것을 안 훈 센 총리의 아내가 경찰국장을 시켜 여배우를 살해했다는 설까지 겹쳐있다. 권력과 불륜, 질투 그리고 살인으로 얽힌 이 의혹사건은 지난 몇주일간 신문마다 지면을 장식하면서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캄보디아 최고의 여배우였던 피셋 페아클리카(34)는 지난 7월6일 프놈펜의 한 시장에서 괴한으로부터 권총 3발을 맞고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진지 1주일만에 숨졌다. 수천명의 팬이 병원 앞에 모여 회생을 기원했으나 끝내 그가 죽자 전국이 애도의 분위기에 휩싸였다. 페아클리카는 고아 출신으로 왕립 무용단원을 거쳐 영화계에 발탁돼 스타덤에 올라선 입지전적 인물이다.
당시 신문은 이름은 밝히지않은채 한 고관의 부인이 질투심에서 남편과의 관계를 끝내려고 그를 살해토록 지시했다고 보도했었다. 이 사건은 수수께기로 남는듯 했으나 지난달 프랑스 잡지 렉스프레스가 페아클리카를 표지에 싣고 훈 센 총리의 부인 분 라니가 살인의 배후인물이라는 내용의 기사를 게재, 캄보디아 언론의 보도에 다시 불을 지폈다. 렉스프레스는 캄보디아를 떠난 페아클리카의 가족을 면담, 페아클리카가 보관하고 있었다는 일기와 훈 센이 지었다는 연애시를 증거로 인용했다. 이 잡지는 『훈 센과 페아클리카가 지난해 8월18일 처음으로 만났다』며 『훈 센의 연애시가 이날을 로맨스가 시작된, 잊지못할 날이라고 쓰고 있으며 페아클리카의 일기는 「사랑하는 센」과의 결별을 탄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잡지는 또 『훈 센의 충복인 혹 룽디 경찰국장이 페아클리카와 여동생 디비나를 만난 자리에서 페아클리카에게 「분 라니가 매우 화가 나 있으며 당신을 죽이고 싶어한다」고 경고했다』고 덧붙였다.
훈 센은 지난 3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는 정적들이 꾸며낸 이야기』라며 『정적들은 내가 캄보디아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도록 혼란을 조성하고 싶어한다』고 완강하게 부인했다. 하지만 인권운동가들은 훈 센 치하의 캄보디아에서 지난 2년동안 정치관련 살인사건이 100건이 넘었는데 아직 단 1명의 범인도 체포되지않은데 주목하고 있다.
/방콕=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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