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문건」공방에서 비켜나 있던 자민련이 모처럼 한나라당을 향해 포문을 열었다. 한나라당 정형근(鄭亨根)의원이「빨치산식」등의 원색적 용어를 동원한 「색깔론」으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을 인신공격한 것을 지켜볼 수만은 없기 때문이다. 「원조 보수」를 자임하는 자민련이 나서 김대통령과 국민회의를 엄호해야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 이다.박태준(朴泰俊)총재는 4일 한일의원연맹 총회 참석을 위한 일본 방문에 앞서 측근들과 만나 『의원이 정치적 이유로 국가원수를 향해 그런 막말을 해서 되겠느냐』며 당차원의 강력 대응을 지시했다. 이양희(李良熙)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정의원의 망언은 국가원수의 명예를 근본적으로 훼손하는 비이성적 행태』라며 『21세기를 목전에 둔 시대에 빨치산 망발을 서슴지 않는 정의원은 퇴출돼야 할 구정치인의 전형』이라고 직격탄을 쏘았다. 이대변인은 이어 『번지수가 다른 문건을 세종로 1번지(청와대)로 주소 조작을 한 정의원은 면책특권을 방패로 검찰 출두를 거부하는 비겁함을 보이고 있다』며 검찰 출두를 촉구했다.
이규양(李圭陽)부대변인도『의원 신분을 악용, 국가원수와 민주정부마저 용공조작의 대상으로 삼은 것은 반국가적 범죄행위로 국가안보차원에서 저의를 규명해야 한다』며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가 정의원의 발언에 개입했는지 여부를 따졌다. 자민련이 공방에 참전한 배경에는 국민회의측의 지원요청도 빼놓을 수 없다. 하지만 최근 신보수세력 결집을 표방하는 자민련으로선 색깔논쟁에 참여하는 것이 보수정당 부각에 유리하다는 계산도 한 것 같다.
/김광덕기자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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