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 이종찬(李鍾贊)부총재가 검찰 조사후 「은둔」에 들어갔다.이부총재는 5일 새벽 3시15분께 조사를 마친 뒤 검찰청사에서 기다리던 기자들에게 『검찰이 발표할 것…』이라고 말한 뒤 한화갑(韓和甲)총장등 당직자들과도 간단한 악수만을 나눈 채 홀연히 사라졌다. 이부총재는 귀가하지 않고 시내에서 외부와의 연락을 끊은 채 휴식을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출두에 앞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진상공개를「보류」하며 『검찰조사후 할말은 하겠다』고 여운을 남겼던 이부총재지만 결국 은신을 택한 것.
이부총재의 한 측근은『당분간 공식일정을 잡지 않고 조용히 지낼 것』이라며 『당에 나갈 생각도 없는 것 같다』고 전했다. 물론 『언론과의 접촉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당안팎에선 『이부총재로선 여러모로 침묵이 최선의 대응책일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피고소인인 한나라당 정형근(鄭亨根)의원이 출두를 거부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신의 진술이 공개될 경우 정의원측에 「방어벽」을 쌓을 여유를 줄 수 있다는 것도 한 이유이다. 검찰에서도 이점을 강조하며 『말을 아껴달라』고 당부했다는 후문이다. 여권지도부도 검찰출두전부터 『공연히 입을 열었다가 또다른 오해를 일으킨다』고 「자제」를 이미 요청한 상태. 이부총재측의 언론에 대한 피해의식도 한몫을 하고 있다. 『이부총재는 피해자인데 언론은 「죄인」 다루듯 꼬투리만 잡으려 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정가에선 이부총재가 일단 은신을 택했지만 한나라당과 정의원의 저항이 위험수위에 달하고 있어 상황에 따라 침묵이 오래가지 않을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이태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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