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물전투기」추락사고 진상규명을 위해 5일 소집된 국회 국방위(위원장 한영수·韓英洙) 전체회의는 의제에서 벗어난 정치성 공방으로 정회를 거듭한 끝에 결국 유회됐다.당초 지난달 30일 열기로 했다가 「언론문건」파문 이후 여야의 극한대립으로 4차례나 연기된 끝에 열린 국방위는 특정지역 편중인사 시비와 「색깔론 」발언 등을 놓고 여야가 입씨름만 벌이다 본안에는 들어가지도 못했다.
한나라당 허대범(許大梵)의원이 먼저 포문을 열었다. 회의 시작직후 의사진행발언을 신청한 허의원은 난데없이 「지난달 실시된 군인사는 호남지역 편중인사」라는 익명의 민원서를 읽어 나가기 시작했다.
한영수위원장이 『국회가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긴급 현안을 위해 열린 국방위에 쏠리는 국민의 눈을 의식해서 의제에 맞는 발언을 하라』고 제지에 나섰지만, 허의원은 5분여에 걸쳐 민원서를 계속 읽었다.
이에 발끈한 국민회의측에서 『민원서를 읽으면 어떡하냐』 『속기록에서 삭제하라』는 고함이 터져나왔다. 국민회의 장영달(張永達)의원은 『한나라당 정형근(鄭亨根)의원이 느닷없이 괴문서를 들고나와 온나라를 아수라장으로 만들었는데, 또다시 정체불명의 괴문서로 위원회 진행을 방해하고 있다』면서 허의원의 사과를 요구했다.
소란 끝에 정회를 거쳐 다시 속개된 회의에서 한위원장이 현안인 맹물전투기사건과 관련된 보고를 듣자고 했지만 허의원이 다시『실제로 벌어지고 있는 일이라 발언한 것』이라고 굽히지 않자 소란이 계속됐다. 장의원은 정형근의원의「빨치산발언」을 겨냥, 『야당의원이 장외집회에서 대통령에 대해 「공산당식」 「빨치산식」 통치라고 운운한 것은 군최고통수권자에 대한 모독』이라며 한나라당의 사과를 촉구했다.
국방위는 오후3시30분까지 여야의원들의 이견차이를 좁히지 못한채 끝내 유회되고
말았다.박천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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