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미유 클로델'의 이자벨 아자니이자벨 아자니는 소피 마르소와 함께 프랑스를 대표하는 최고 여배우. 「이자벨 아자니가 울면 프랑스가 운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그녀가 프랑스 국민들에게 갖는 의미는 각별하다.
55년 파리에서 태어난 그녀의 아버지는 터키계 알제리인, 어머니는 독일인. 14세에 「작은 숯가게」라는 영화로 데뷔한 그녀는 17세때 프랑스 고전연극의 요람인 코미디 프랑세스에 오디션없이 특별입단했다.
최연소 단원이라는 새 기록도 남겼다. 「모욕」(74년)에서 감성과 유머, 분노가 복합적으로 표출된 10대 주인공 역을 능란히 소화하면서 호평을 받았다.
프랑수아 트뤼포 감독에게 발탁돼 「아델 H. 이야기」(75년)에서 빅토르 위고의 딸 아델의 비극적 집착증을 잘 소화했다. 이어 몇 편의 영화에서 탁월한 연기력을 보여 주었으나, 그녀가 혼혈이라는 사실은 인종적 편견에 찬 루머를 만들어냈다. TV에 출연, 에이즈 환자가 아니라고 해명했을 정도다.
그러나 각본과 주연을 맡은 「카미유 클로델」(89년)을 계기로 그녀의 핸디캡은 극복됐다. 로댕의 불운한 연인 역을 맡아 호연, 프랑스 최고 영화제인 세자르상 여우주연상을 받으며 최고의 여배우로 당당하게 올라섰다.
이후 「중독된 사랑」(92년), 「여왕 마고」(94년)를 통해 그녀만의 도도한 이미지를 다져갔다. 96년 할리우드 영화인 「디아볼릭」에서는 알몸 연기까지 펼치며 샤론 스톤과 연기경쟁을 벌였으나 그녀만의 독특한 이미지는 역시 가벼운 미국 영화에 묻혀버렸다.
미혼으로 두명의 아들을 키우고 있는데, 첫째의 아버지는 「카미유 클로델」의 감독인 브뤼노 뉘탕, 둘째의 아버지는 「나의 왼발」 「아버지의 이름으로」의 영국배우 다니엘 데이 루이스.
카미유 클로델
KBS (일) 밤 10.35
로댕의 연인 정도로만 알려졌던 카미유 클로델의 일생을 치밀한 극적 구성으로 드라마화한 전기 영화. 그녀에게 로댕은 생애 최고의 사랑이자 숭배의 대상이었지만, 또 한편으로는 작가로서 끊임없이 경쟁심을 일으키는 존재. 복잡미묘한 여성의 내면을 섬세하게 그려냈다.
20세의 카미유와 44세의 로댕은 만나는 순간 사랑에 빠지고, 로댕은 그녀를 「지옥의 문」 제작 조수로 고용한다. 변덕스런 로댕과 열정적인 카미유 사이엔 사랑과 갈등이 끊임없이 반복된다.
결국 로댕과 헤어진 카미유는 작가로서 성공하지만 정신과 육체의 균형을 잃고 로댕에 대한 피해망상에 시달리다 정신병원에서 비참하게 생을 마친다. 로댕 역은 제라르 드파르듀가 맡았다. 89년작. 감독 브뤼노 뉘탕. 원제 「Camille Claudel」.
박은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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