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4일 발표한 「금융시장 안정대책」은 대우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추진에 따라 발생하는 금융권별 손실부담을 투명하게 밝혀 저금리를 유지하고 유동성을 충분히 확보, 시장을 안정시키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담고있다.■투신·증권사 정상화 대책
대우채 환매 80%가 허용되는 11월10일 이후 대규모 환매사태에 대비한 투신권 유동성 확보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정부는 물론 『대규모 환매사태는 없다』고 공언하고 있지만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만반의 준비를 갖춰놓겠다는 취지다.
이를위해 채권시장안정기금을 통해 투신사 보유채권을 무제한 매입하도록 하고 성업공사에서 대우 무보증채를 매입토록 하는 방안을 마련중이다. 기금이 매입한 채권을 금융기관에 매각하고 기금은 매각대금으로 다시 투신사 보유채권을 사는 방식이다. 한국은행이 채권매입 금융기관에 대해 유동성을 지원하도록 하는 등 튼튼한 「버팀목」도 마련해 놓았다.
당장 5일부터 그레이펀드(하이일드펀드)의 발행을 허용하고 이를 담보로 한 자산담보부증권(ABS)를 발행할 수 있도록 한 조치도 이를 뒷받침한다. 만약 환매사태가 발생하더라도 고객들이 다시 그레이펀드 등을 매입하도록 해 투신권이 자금을 흡수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도다.
정부는 이와함께 한국·대한투신에 모두 3조원을 투입하는 등의 투신권 경영정상화를 위한 공적자금 투입계획도 재확인했다.
■기타금융권 및 금융시장 대책
은행, 보험, 종금사 등 나머지 금융권은 손실을 자체 흡수할 수 있는 만큼 큰 문제가 없다는게 정부의 판단이다. 특히 은행권은 그동안 대우여신을 포함한 모든 여신에 대해 미래 채무상환능력을 반영한 새로운 자산건전성 분류기준(FLC)에 따라 대손충당금을 적립해왔기 때문에 「인위적인 대책」마련이 불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대우 채무조정 대상금액을 올해와 내년으로 50%씩 나눠 적립할 경우 은행권 전체의 BIS비율은 10.5%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서울보증보험도 현재 유동성 여건을 감안할 때 원리금 대지급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 만큼 당장은 특별한 조치없이 2003년까지 단계적으로 필요한 시기에 공적자금을 투입키로 했다.
정부는 이같은 금융권 안정책과 더불어 금융시장안정에 최우선을 둔 통화신용정책을 통해 시장금리를 한자릿수로 유지하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이영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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