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가 「5대그룹 대변인」이미지 탈색작업을 본격화하기 시작했다.4일 전경련에 따르면 현재 대부분 오너경영인으로 구성된 회장단 멤버에 전문경영인을 대폭 보강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전경련은 우선 내년 2월 정기총회에서 각 분야 전문경영인 5,6명을 영입하고 연차적으로 회장단 내 전문경영인 숫자를 늘려나가기로 했다.
전경련 회장단은 최근 김우중(金宇中)대우회장, 장영신(張英信)애경회장의 사퇴로 22명에서 20명으로 줄었으며, 이 중 비오너경영인은 손길승(孫吉丞)SK회장, 유상부(劉常夫)포철회장 등 2명에 불과한 상태다. 전경련은 특히 11일 개최할 월례 회장단회의에서 5대그룹 이외 기업들로 개혁특별위원회를 구성, 전경련 조직을 정비하고 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연구전략팀을 출범시키는 등 다양한 개혁방향을 수립해 추진해나갈 계획이다.
전경련이 그동안 기정사실로 굳어졌던 정몽구(鄭夢九)현대 회장 대신 김각중(金珏中)경방 회장을 회장대행으로 추대한데 이어 개혁특위에서도 재벌그룹을 제외시키기로 한 것은 정부의 직·간접적인 압력 때문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전경련 고위관계자는 『전경련은 그동안 정부의 재벌정책 관련업무를 중심으로 일해 온게 사실이나, 올해말이면 재벌개혁의 틀이 갖춰지기 때문에 앞으로는 전체기업들이 21세기 경쟁력을 갖추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전경련은 회장단 개편과 함께 일본의 경제단체연합회처럼 위원회의 기능을 크게 활성화하는 방안을 강구하기로 했다. 전경련은 내부 조직에 대해서도 각 부서별 기능평가를 거쳐 대폭 조정키로 했다.
그러나 연간 150억원에 달하는 전경련의 1년 예산 중 50% 이상을 5대그룹이 내고 있기 때문에 전경련의 재벌그룹 이미지 탈색작업은 한계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경련이 과도한 변신을 시도할 경우 재정지원 축소 등 예기치않은 반발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박정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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