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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한국엔 섹스영화 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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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한국엔 섹스영화 뿐인가

입력
1999.11.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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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새로 조직된 영화진흥위원회(KOFIC)는 이번 토론토국제영화제에 2편의 한국영화를 출품했다.임상수 감독의 데뷔작 「처녀들의 저녁식사」(98년)는 3명의 젊은 여자들이 그들의 에로틱한 꿈과 욕망을 얘기하는 형식을 통해 성에 대한 자각을 누추하고 대결적으로 그린 작품이다. 세 여자의 삶과 성적 모험을 감각적으로 묘사한 영화에서 여자들은 오르가즘과 자위행위에서 결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화제를 논의한다. 그들에게 「터부」 라고는 없다. 그리고 그들의 동경과 공포는 삶의 변화기를 맞으면서 극적으로 드러나게 된다.

장선우 감독의 「거짓말」(99년)은 38세 조각가와 18세 처녀의 집념적이요, 사도(가학증)- 마조히즘(피학증)적인 정사관계를 그린 영화다. 처녀의 성장기를 그린 이 작품에서 두 주인공은 러브호텔 침대에 들면서 노골적인 포르노 영화의 새도- 매조히즘적인 성행위를 상세하고 적나라하게 펼치고 있다. 이 색다른 영화는 두 남녀 관계를 강렬하고 정열적으로 포착하고 있다.

24회째인 토론토영화제에서는 모두 391편의 영화가 상영됐다. 「처녀들의 저녁식사」와 「거짓말」은 한국영화를 대표하는 작품이다. 내가 의아하게 생각하는 것은 왜 이 두 영화를 선정했는가 하는 점이다. 두 영화 모두 노골적인 섹스를 다루고 있으며, 또 성인들을 목표로 한 것이다. 둘 다 재주있는 영화인들이 만들었다. 그렇더라도 다른 영화들이 출품됐으면 하고 희망했다. 나는 검열에 반대하는 사람이다. 그러나 모든 사람들에게 호소력있게 한국이라는 나라와 한국 사람들을 표현한 다른 영화들이 틀림없이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섹스에 관한 두 영화를 선택한 것은 어쩌면 장사 속셈이었을지도 모르겠다. 한국의 문화는 풍성하지만 서방 세계에는 실제적으로 잘 알려져있지 않다. 그것을 잘 알릴 장소로 국제영화제보다 더 좋은 곳이 어디 있겠는가. 미래에는 이같은 점을 고려해 세계영화가 한국의 창조적이요, 재능있는 영화인들에 의해 더욱 풍요로운 것이 될 수 있길 기대한다. 해리엣 로빈스 LA영화비평가협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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